1768년 작. 비단 바탕에 채색. 세로 174.5㎝, 가로 199.2㎝. 호암미술관 소장. 상단·중단, 하단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조선 후기 감로도의 양식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상단의 칠불과 관음·지장보살, 인로왕보살의 모습, 중단의 시식대(施食臺), 하단의 1쌍의 아귀(餓鬼) 모습은 1701년 남장사 감로왕도, 1727년 구룡사 감로왕도, 1759년 봉서암 감로왕도, 1736년 의겸(義謙) 작 선암사 감로왕도 등과 동일한 도상적 특징을 보여 준다. 하지만 선암사 감로왕도와 가장 유사하여 아마도 같은 화파의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상단에는 합장한 7여래를 중앙에 묘사하고 왼쪽에는 관음보살과 지장보살, 오른쪽에는 인로왕보살이 구름을 타고 내영하는 모습이 청록 산수 기법과 수묵 기법으로 묘사된 산악을 배경으로 전개되었다. 그래서 내영하는 불보살의 모습이 효과적으로 표현되었다.
중단에는 제단 위에 갖가지 공양 음식과 꽃 등이 화려하게 차려져 있다. 그리고 제단의 오른쪽 아래에는 작법승(作法僧)들의 모습이 정연하게 묘사되었다. 이들의 모습은 선암사본과 동일하지만 제단의 좌우에 합장하고 제단을 향한 선왕선후, 왕후장상, 천인권속을 덧붙이고 일부 중생계의 모습을 첨가하는 등 변용된 도상을 보여 준다.
하단은 정중앙에 커다란 2구의 아귀가 서로 마주 보며 앉아 있다. 좌우로는 중생계의 모습들이 전개되고 있다. 하단의 장면은 다른 감로왕도들에 비하여 적은 부분을 차지한다.
많은 장면들을 한 화면에 담지 않고 전쟁 장면, 충의(忠義) 장수의 자결, 싸움 장면, 호환(虎患), 물에 빠져 죽거나 집이 무너져 깔리는 장면 등 몇몇 중요한 장면들만 깔끔하게 배치한 것이 눈에 띈다.
채색은 배경을 황토색으로 처리하고 적색과 녹색을 주조색으로 하면서 제단의 제기에 금색을 칠하여 깔끔하면서도 화려한 느낌을 준다. 이와 함께 상단의 배경의 산악 표현과 중하단의 산수는 인물 중심의 감로왕도에 산수화적 요소를 가미하여 화면에 다양성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