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계사를 방문하고 쌍계사와 절 주변의 여러 경물에 대한 감회를 적은 시이다. 칠언율시로, 그의 『고환당수초시고(古歡堂收鈔詩稿)』 권2에 실려 있다.
1·2구에서는 절에 들어서는 경건한 자세와 골짜기 안개 속에 잠겨 있는 절의 경관을, 3·4구에서는 쌍계사 계곡의 맑은 물과 바위에 새겨져 있는 최치원(崔致遠)의 글씨와 주위의 봉우리들, 5·6구에서는 절의 경내에서 호랑이를 막기 위하여 울타리를 고치는 중의 모습과 절의 음식을, 7·8구에서는 부처를 보고 있노라니 이곳이 바로 극락이 아닌가 하는 몰입의 경지를 읊었다.
호랑이의 화에 대비해야 하는 깊은 산속 절의 중, 솔잎을 재료로 하여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절의 음식 등을 통하여, 속세와 절연된 도량으로서의 절의 모습을 부각시켜주고 있다.
이와 같은 절의 환경 때문에 이곳을 찾는 사람의 종교적 신앙심을 더욱 불러일으키는 작용을 함을 알 수 있는데, 끝 구절에서 이러한 심경이 잘 나타나 있다. 주변의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 신비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절의 모습을 잘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