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종이 바탕에 채색. 세로 260㎝, 가로 300㎝. 우란분재(盂蘭盆齋)의 성반(盛飯 : 잘 차린 음식)을 올림으로써 지옥에 떨어진 부모가 고통에서 벗어나 극락왕생한다는 『우란분경(盂蘭盆經)』의 내용을 도상화한 것이다. 1728년에 제작되었다.
중앙의 성반을 중심으로 2분된 화면의 윗부분에는 시방제불(十方諸佛), 보살, 승중(僧衆) 등이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아래에는 지옥·현세의 여러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윗부분에는 고혼(孤魂)들로 하여금 탐심과 악도를 버리고 열반락(涅槃樂)을 얻어 감로미(甘露味)를 맛보게 하고 극락에 왕생하게 한다는 7여래가 그려져 있다. 동시에 지옥 중생을 극락으로 맞이하기 위하여 내영(來迎)한 아미타부처 일행, 지옥 중생을 인도하는 지장보살 및 비구 등이 함께 배열되어 있다.
그림의 중앙에는 음식을 올리는 의식[반승(飯僧) : 중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일]이 묘사되었다. 이것은 바로 『우란분경』에서 음력 7월 15일에 백미반식(百味飯食)을 사방불(四方佛) 및 승려에게 베풀어 발원하는 장면을 그린 것이라 생각된다. 이 성반 바로 아래에는 2구의 아귀(餓鬼)가 대칭적으로 묘사되었다.
왼쪽에는 지옥문과 지장보살, 지옥의 불 속에서 고통받는 망령의 모습이 배열되어 있다. 그리고 나머지 부분에는 당번(幢幡 : 법회·의식 때 절에 세우는 기)을 세우고 북과 징을 두드리는 승려, 국왕과 대신, 장군 및 대중, 비구, 비구니의 모습 등 현세의 여러 상이 묘사되어 있다. 마치 한 폭의 풍속화를 보는 듯하다.
이 그림은 전반적으로 인물의 형태라든가 색채, 필선 등에서 18세기 전기 불화의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다. 불상의 경우, 앞 시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던 특징이 두드러진다. 높고 뾰족한 육계(肉髻)에는 꼭지와 중간에 각각 계주(髻珠)가 표현되었다. 신체는 당당하지는 않으나 형식화까지는 진행되지 않았다. 녹색과 적색이 위주가 된 색감은 비교적 선명도가 높은 밝고 부드러운 색조로서 18세기의 특징적인 색채 감각을 잘 보여 준다.
이 불화의 아래쪽에는 지옥 그림과 현실의 여러 상을 그렸다. 중앙에는 이러한 지옥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성반을 차려 반승(飯僧)하여야 한다는 것을 표현하였다. 그리고 위쪽에는 그렇게 해서 지옥을 벗어난 중생을 아미타여래 등이 극락정토 세계로 맞이하여 간다는 것을 표현하였다. 이런 점에서 이 불화는 앞의 내용을 표현한 우란분경변상도(盂蘭盆經變相圖)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