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오락의 하나이다. 한자로 ‘雙陸(쌍륙)’으로도 표기하며, 다듬은 나무(말)를 쥐고 논다고 하여 ‘악삭(握槊)’으로 쓰는 일도 있다.
한무제(漢武帝) 때, 서역에서 중국으로 전래되었다는 이 놀이는 우리 나라에 들어와 백제에서 유행하였으며, 다시 일본에 전해져서 ‘스고로쿠’가 되었다.
고려시대 이규보(李奎報)의 시나 조선시대 심수경(沈守慶)의 ≪견한잡록 遣閑雜錄≫에도 쌍륙에 관한 내용이 실려 있고, 또 김시습(金時習)이 <쌍륙>이라는 시를 지은 것 등으로 미루어 이 놀이가 민간에 널리 보급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집안에 갇혀 살아야 했던 조선조의 상류층 부인들에게 있어서 쌍륙은 몇 가지 안 되는 실내놀이 중의 하나였던 것이다. 이 놀이는 연중 어느 때나 할 수 있지만 대체로 정초에 많이 놀았으며 한가위나 겨울철의 한가한 시간에 즐기기도 하였다.
놀이방법은 지역에 따라 다르며 쓰는 말도 일정하지 않다. 놀이도구로는 말판과 여러 개의 말 그리고 두개의 주사위가 필요하다.
주사위는 투자(骰子)라고도 하는데, 상아 따위의 뼈를 각 변의 길이가 1㎝쯤 되게 6면체로 깎고, 6면에는 점으로 1에서 6까지를 새겨서 표시하였다. 이 놀이는 윷처럼 두 사람이 하거나 여럿이 편을 갈라서도 하는데 방법은 대략 다음과 같다.
먼저 [그림]과 같은 말판에 갑은 검은말, 을은 흰말을 각각 16개씩 가지고 배치한다. 갑은 검은 말을 자기 앞 오른쪽의 ‘1’자가 쓰여진 금 안에 2개, ‘5’자 금에 3개, ‘6’자에는 6개 등 모두 11개를 놓으며, 또 을의 오른쪽 앞의 ‘1’자에 2개, ‘5’자에 3개 등 나머지 5개를 모두 세운다. 반대로, 을도 갑이 세운 것과 같이 자기 자리와 상대의 자리에 16개의 말을 모두 배치한다.
이 말들은 두 사람이 번갈아 가며 던지는 주사위의 숫자에 따라 움직인다. 예를 들어, 갑이 던진 주사위의 숫자가 한번은 3, 또 한번은 4라고 하면 합해서 7이 되므로 그는 자기의 검은 말 한 개를 일곱 금 전진시킬 수 있다.
이 놀이는 갑·을 양편이 말을 자기편의 금 안에 집결시켰다가 먼저 다 나가게 하는 쪽이 이긴다.(한 금 안에는 말을 6개만 세울 수 있다.)
따라서, 을의 앞에 있던 갑의 말 5개는 자연히 자기 앞의 왼쪽에 배치된 을의 말 5개가 서 있는 곳을 지나가는데(갑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 때에 격전이 벌어진다. 갑과 을의 말이 1:1로 한 금 안에 들어 있을 때 어느 한쪽에서 주사위를 던져서 그 결과로 또 하나의 말이 금 안에 들어가면 상대의 말을 잡는다.
그리고 말 2개를 동시에 쓰면서 상대의 말 2개를 단번에 잡기도 한다. 그것은 두 번 던진 주사위의 숫자가 모두 같을 때이다. 가령, 갑의 말이 한 금 안에 2개 이상 있을 때 그가 던진 주사위가 3:3이면 2개의 말을 세 금, 4:4이면 네 금을 전진시키며, 옮겨가는 자리에 있던 상대 말은 다 잡는 것이다.
또, 잡고 잡혔던 말들을 다시 출발시키므로 충돌은 계속되며, 자기의 말이 상대의 진영에 다 들어갔어도 모아 세운 말이 나게 해야 하므로 놀이의 긴장은 계속된다. 주사위를 던졌을 때 같은 숫자가 나와야 좋은 것은 물론이지만, 말을 잘 써야 전세를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다. 윷에서는 상대 말을 잡으면 한번 더 치지만, 쌍륙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