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서해 아산만에 인접한 지역이기 때문에 표고 100m 미만의 낮은 구릉성 산지가 드리워져 있다.
아산만에 유입되는 삽교천과 곡교천을 중심으로 작은 하천이 사방에서 이곳으로 유입되면서 주변에 형성된 넓은 충적평야를 전면에 두고 있다. 특히, 군덕리 유적의 뒷산인 삼봉산(140m)은 해안의 충적지대에 돌출된 형태로, 산릉자락이 서쪽으로 길게 드리워지면서 낮고 넓은 저지를 형성하고 있다.
구릉성 산지로 일찍부터 경작지로 활용되었던 까닭에 표면의 유실이 많고, 기왕에 조성되었던 유적의 훼손도 적지 않다. 농수산부 국립종자보급소의 건설과정에서 조사된 유적은 집자리 5기와 함께 이에 부속된 5지점의 수혈 부속시설이 있다.
유적은 남향사면에 동서로 약 55m, 남북으로 약 20m의 범위에 걸쳐 있다. 제1호 집자리가 표고 35.1m로 가장 높게, 제3호 집자리가 표고 31.5m로 가장 낮게 자리하고 있다.
5기의 집자리는 모두 평면형태가 장방형이다. 수혈의 벽면은 거의 수직에 가깝게 조성하였고 바닥면도 매끈하게 다듬은 형태로 남아 있다. 다만, 제3호 집자리는 바닥에 1㎝ 내외의 점토형태가 깔려 있다. 의도적인 것인지, 아니면 물이 고이는 과정에서 침전에 의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제1호와 제2호 집자리의 벽면 한쪽에 20㎝ 내외 너비로 단(段)을 만들어 놓은 것도 주목된다. 그러나 집자리의 내·외부에서 주공(柱孔)이라던가 기타 집자리에서 많이 발견되는 구멍이 거의 확인되지 않는다.
집자리 주변의 작은 원형구덩이는 모두 서향 또는 서남향의 완만한 경사면에 조성되었으며, 장축은 대체로 등고선방향과 일치한다. 원형의 소형 유구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독립된 주거 유적으로 보기는 어렵고, 집자리와 인접된 것으로 보아 주변의 집자리에 저장시설 등의 부속건물로 볼 수 있다. 토기편이 많이 남아 있는 점으로 미루어 저장시설로 추정된다.
출토유물은 민무늬토기, 마연토기류(磨硏土器類), 각종의 석기류(石器類)로 구성되어 있다.
토기의 기형은 대부분 발형토기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 외에 경부가 길게 형성된 호형토기도 있다. 발형토기는 심발형으로 저부와 구경의 비율이 1/2 정도이고, 일부는 구연부가 안쪽으로 약간 내경된 것도 있다. 호형토기는 경부를 거의 직선으로 성형하였으며, 종류에 따라 구연이 살짝 벌어지는 것도 있으나 소수이다.
전체적으로 공렬토기가 주를 이루며 구순각목, 단사선문 그리고 적색마연토기가 포함되어 있는 상태이다. 토기문화는 공렬문이 주를 이루면서 공렬+단사선문과 구순각목문이 함께 출토되는 특징이 있다.
석기는 대부분 사용하다가 폐기된 듯한 것들로 석검편을 비롯해 석도, 석촉, 석착, 방추차, 지석 등이 있다. 이 외에 용도를 알 수 없는 것들과 석기제작과정에서 남겨진 조각들이 많다.
군덕리 유적은 집자리가 장방형이라는 특징이 있어 구조상으로 원형주거 유적인 송국리, 휴암리 등의 유적과는 형태상 차이가 있다. 송국리 유적보다 이른 시기인 천안 백석동 유적을 비롯해 청당동, 신달리 유적과 상통하는 부분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