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6판. 130면. 1934년 자비로 출간하였다. 인쇄소 및 판매소는 한성도서주식회사(漢城圖書株式會社)로 되어 있다. 작자의 첫 시집으로 총 98편의 시를 8부로 나누어 수록하였고, ‘시집(詩集)을 내놓으면서’라는 자서(自序)와 말미에 ‘저자(著者)로부터’라는 후기가 붙어 있다.
1부 ‘사월(四月)아침’에는 「꽃」·「사월아침」·「봄바람」 등 10편, 2부 ‘님에게’에는 「평양(平壤)」·「고향(故鄕)에 계신 님」·「용정촌(龍井村)」·「자양화(紫陽花)」 등 13편, 3부 ‘깨여진 진주(眞珠)’에는 「흐리한 봄」·「겨울 밤」·「빗소리」·「유랑(流浪)의 객(客)」 등 17편, 4부 ‘영원(永遠)의 애수(哀愁)’에는 「침묵(沈默)」·「여름날의 환영(幻影)」·「바닷가에서」·「땅속의 엄마」 등 19편이 실려 있다.
5부 ‘소년소녀(少年少女)의 불으는’에는 「추억(追憶)」·「열여덟살」·「오늘도 나는」 등 9편, 6부 ‘영혼(靈魂)의 개조(改造)’에는 「어떤 예언(豫言)」·「내 이 현실(現實)에」·「밤의 동경(東京)」 등 6편, 7부 ‘매력(魅力)’에는 「가을 오후(午後)의 시(詩)」·「첫봄」·「낮」 등 10편, 8부 ‘단장(斷章)’에는 「겨울 밤」·「불행(不幸)」·「화살」·「편지」 등 14편이 실려 있다. 형식적으로는 7·5조의 시편들도 상당수가 있다.
설움으로 지낸 소년시절의 ‘연약한 발ㅅ자옥’이라고 작자도 표현하였듯이 여기에 수록된 시편들은 작자의 나이 20세 전에 쓰인 것들로서 전체적으로 감상적인 색조를 띠고 있다. 또한, 작품들은 내용과 형식이 다양하여 상징시·자연시·인생시 등의 여러 경향이 드러나 있다는 것이 작자의 변(辨)이지만, 사실상으로는 소년기의 감상과 낭만을 기조로 하고 있다.
이 시집에는 애수(哀愁)와 절망이라는 초기 시편들의 특색이 잘 나타나 있는데, 후기 작품들 중에는 고요하고, 평온하고, 밝고 새로운 희망의 추구를 보여주는 시편들이 눈에 많이 띈다. 시 「꽃」은 다소 사변적이고 관조적인 면이 보이기도 하나 “나 자신 ‘말’을 곱게 자연스럽게 하려고 여러 번 수정하였다.”라고 한 작자의 말처럼 시어선택(詩語選擇)에 유념한 흔적이 엿보이기도 한다.
이 시집의 대체적인 특색은 소박한 시상(詩想)과 솔직한 표현으로, 대부분이 순정소곡(殉情小曲)이고 사랑을 주제로 한 애상(哀傷)의 시이다. 그러나 대상을 선택하여 시적으로 형상화하는 데 크게 성공하지 못하고 직서적(直敍的)인 표현에 머무르고 말았다는 시적 한계를 지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