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분권 1책. 필사자와 필사연대는 미상이다. 체재는 「금금기실시서(錦衾記實詩序)」와 이에 따른 시 36수, 「약오수연첩(藥塢睟讌帖)」·「약오제문(藥塢祭文)」의 세 부분으로 되어 있다.
맨 처음 부분의 「금금기실시서」와 시 36수에는 약간의 내력이 있다. 엄계응의 아버지 한붕은 명필로 유명하다. 중국의 옹정제(雍正帝)가 조선에서 보낸 자문(咨文)을 보고 그 필법이 정묘한 것에 놀랐다.
그 뒤에 사신 편에 비단 한 필을 윤필료(潤筆料)로 보내고, 그 자문을 쓴 서리(胥吏) 엄한붕을 불러 ‘경화문(景化門)’ 석자를 쓰게 하였다. 이 때 받은 비단으로 금금(錦衾 : 비단 이불)을 만들었다. 이 내력을 적은 것이 곧 엄계응이 쓴 「금금기실시서」이다.
이하 36수의 시는 계응과 가까웠던 장혼(張混)·조지원(趙志源)·마성린(馬聖麟)·백경현(白景炫) 등 당시의 여항시인들이 기념으로 쓴 것들이다.
「약오수연첩」은 1797년(정조 21) 계응의 회갑연에서 최윤창(崔潤昌)·김성달(金成達)·장도행(張道行)·백경현·마성린·천수경(千壽慶)·장우벽(張友璧)·범경문(范慶文) 등의 여항시인이 쓴 28수의 시와 천수경·김성달·최윤창·조지원, 그리고 엄계응 자신이 쓴 발문으로 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약오제문」은 엄계응의 사후에 그를 추모하는 내용으로 된 장석문(張錫文)의 제문과 이악령(李岳齡)·유상우(劉相祐)·김낙서(金洛瑞)·천수경·지덕구(池德龜)·이기묵(李基默)의 만사(輓詞)로 구성되어 있다.
『악오가장초』는 조선 후기의 여항문인들의 친교관계나 활동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장혼이 만든 목활자인 이이엄활자(而已广活字)로 『금금기실시』·『약오수연첩』이 간행되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