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렛당은 뱀신(蛇神)을 당신(堂神)으로 삼아 숭배하는 당으로, 여드렛당이라는 명칭은 그 제일이 매월 매 8일(초일, 18일, 28일)인 데서 따온 것이다.
남제주토산리여드렛당을 비롯하여 제주시·조천·구좌·성산·표선·남원·서귀 등 제주 동반부의 각 읍면의 마을들에 분포되어 있다.
제주도의 뱀신숭배에 대해서는 『김충암집(金忠庵集)』의 「제주풍토록(濟州風土錄)」과 김상헌(金尙憲)의 「남사록(南槎錄)」, 이형상(李衡祥)의 『탐라지(耽羅志)』, 김석익(金錫翼)의 『탐라기년(耽羅紀年)』 등에 제주사람들이 뱀을 신으로 받들어 제를 올리는 풍습이 강하다는 것과 이곳을 차귀당(遮歸堂)이라 했음이 언급되어 있다.
여드렛당에 모시는 뱀신은 본래 전라남도 나주 금성산의 신이었다가 제주도로 들어와서 표선면 토산리(兎山里)에 좌정하여 당신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뱀신은 재앙신적 성격이 강하여 정중히 모시면 은혜를 베풀지만, 그렇지 않으면 질병을 비롯한 재앙을 내린다고 믿어진다.
이 신은 여신(女神)으로서 시집가는 딸을 통해 모계계승(母系繼承)되는 신이라는 뚜렷한 특징이 있다. 때문에 뱀신을 믿는 여성이 시집갈 때 붙어가 계속해 숭배되는 양상을 보인다.
만일 여자가 뱀신을 모시는 줄 모르고 결혼하였더라도 계속 이 신을 모셔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남편이나 가족이 병을 앓게 되어 할 수 없이 신을 숭앙하게 된다고 한다.
이런 까닭에 토산의 뱀신앙은 토산리를 중심으로 제주도 내에 널리 퍼져서 제주도 전역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여드렛당의 또다른 특징은 당에 신목(神木)이 없다는 점이다.
당 주변에 잡목이 우거져 있는 경우는 많지만 여타의 당과는 달리 신목과 같은 뚜렷한 신체(神體)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신당(神堂)과 신단(神壇)이 있을 뿐이며, 신체는 막연히 뱀신으로 여겨져 신당 안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여드렛당의 뱀신숭배는 본향당신(本鄕堂神)이나 일뤳당신[七日堂神]처럼 분파되어 가는 계보(系譜)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대체로 토산의 여드렛당신이 퍼져 나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제의(祭儀)는 매월 매 8일에 소규모의 축원무의(祝願巫儀)를 하고, 크게 하는 당굿은 6월 8일에 하는 경우가 많다. 신명(神名)은 제일을 붙여서 ‘여드레한집’이라고 하고, 지명을 붙여서 ‘토산한집’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