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학의≫에는 ‘연마(連磨)’로 적혔으며, 경상북도 경산에서는 ‘돌방아’, 경기도의 백령도에서는 ‘돌방애’ 또는 ‘연자간’이라고 한다.
밑돌은 땅바닥에 괸돌 위에 얹혀 있으며, 안쪽이 우긋하도록 나무로 만든 테를 두르고 돌과 흙으로 그 주위를 덧쌓는다. 밑돌 가운데에는 구멍을 뚫고 이에 고줏대를 박아 윗돌은 이에 의지하여 돌아간다.
한편, 고줏대는 힘을 많이 받아 흔들거리거나 빠져나가는 수가 있으므로 밑돌 아래의 아궁이처럼 뚫린 구멍으로, 역시 굵고 둥근 나무를 넣어 고줏대 밑 구멍에 끼워서 고정시킨다.
윗돌은 안쪽은 낮게 바깥쪽은 조금 높게 깎아서 언제나 안쪽으로만 돌아간다. 또 윗돌 양 가운데를 우긋하게 파고 고줏대와 방틀에 의지하여 양쪽에서 뺑이를 박아서 윗돌은 고줏대에서 함부로 이탈하지 않는다.
이 돌에는 방틀을 씌우고 그 한 끝을 마소에 잡아맨다. 한 사람이 마소 고삐를 잡고 앞에서 몰고, 다른 사람이 그 뒤를 따르며 넉가래로 곡식을 뒤집어주는데 이 사람을 ‘께끼꾼’이라고 한다.
마소를 모는 사람이 따로 없이 한 사람이 하는 경우도 있다. 연자매를 장만하는 데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서 일반적으로는 마을에서 공동으로 마련한다. 이것으로는 벼·보리·수수·조 따위를 찧으며, 밀을 가루로 만들기도 한다.
벼 한 가마의 겉곡을 벗기는 데에는 두 시간이 더 걸린다. 먼저 애머리 찧은 것(약 20분이 걸린다.)을 풍구에 넣어 껍질을 날린 뒤에, 다시 넣고 방아를 돌린다.
이와 같은 과정을 네 번 반복해도 알갱이가 현미인 채로 남으며 잘 대껴지지 않는다. 보리를 찧을 때에는 알곡이 부서지지 않고 겉껍질이 잘 벗겨지도록 바가지로 물을 끼얹으며 방아를 돌린다. 한 차례 돌리고 꺼내어 햇볕에 말리고 풍구에 넣어 껍질을 날린다. 다시 넣고 다시 말리고 하는 과정을 세 번 거듭해야 한다.
볕이 약해 얼른 마르지 않으면 여러 날 걸린다. 조는 두 번 거듭해서 찧으며 한가마에 세 시간쯤 걸린다. 밀을 가루로 내는 데에는 한 가마에 한 시간 반쯤 걸린다. 방아질을 하려면 방아는 물론이거니와 소도 있어야 하므로, 주인은 마소와 방아를 함께 빌려 준다.
삯으로는 겉곡 한 섬 찧는 데에 알곡 한 말을 받았으며 이의 하루 사용을 사람의 이틀 품으로 잡기도 한다. 윗돌의 지름은 150㎝, 두께는 50㎝ 내외이다. 아랫돌의 지름은 170㎝쯤 되며, 두께는 윗돌보다 얇다. 매는 해마다 쪼아주어야 일이 쉽다.
이 일을 하는 사람을 ‘매조이꾼’이라고 부른다(전라남도 영광에서는 ‘석쇠아치’라 한다). 아래위 두짝을 쪼는 데에는 4∼5시간 걸린다. 삯으로는 쌀 한 말을 낸다. 연자매 한틀을 제작하는 데에는 한 달 가량 걸린다.
이 방아의 각 부분의 이름과 그 구실은 다음과 같다. ① 고줏대:밑돌 가운데 구멍에 박아놓은 기둥나무. 윗돌은 이를 의지하여 돌아간다. 쇠기둥을 박기도 한다. ② 고줏구멍:밑돌 한가운데에 고줏대를 박기 위하여 뚫어놓은 네모난 구멍.
③ 넉가래:윗돌이 갈고 지나간 곡식을 뒤집는 데에 쓰는 끝이 넓적한 막대기. ④ 방틀:우물 정자(井字) 모양으로 굵은 나무로 짠 틀. 이것을 윗돌에 끼워서 마소가 끌도록 한다.
⑤ 후리채:방틀에 끼우는 단단한 나무. 여기에 끈을 달아 소에 맨다. 이것은 마소가 끌기에 편리하도록 어스러지게 박는다.
⑥ 뺑이:윗돌이 함부로 벗어나 구르지 못하도록 고줏대와 방틀을 의지하여 윗돌 양가운데에 박는 짧은 나무. 괴목이나 박달나무 같은 단단한 재목을 쓴다. ⑦ 테:곡식이 밖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밑돌 주위에 비스듬히 둘러 놓은 나무.
방아를 방앗간에 안치하고 나면 간단한 음식을 방아의 고줏대 앞에 차리고 고사를 지낸다. 촛불을 밝힌 앞에서 주인은 절을 올리고 여주인은 다음과 같이 축원한다.
“토지지신(土地之神)님, 목신(木神)님, 지금 ○씨댁 대주(大主) ○○생(生)이 ○○년 해운 ○월○일날 연자방아를 이루었나이다. 이 정성 받으시고 방아가 이 집 가중에 재수를 일으키고 모든 소원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여 주옵소서. 그리고 내내 아무 뒤탈 없도록 도와 주소서. 원하옵고 원하옵니다.” 이러한 것은 당시 연자매가 중요한 연장이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