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분권 1책. 필사본. 이 책은 서문과 발문이 없어 간행여부 및 필사연도를 알 수 없다. 저자가 죽은 뒤에 유문을 모아 정리한 듯하다. 규장각 도서에 있다.
시 80수, 서(序) 7편, 기(記) 1편, 악장문(樂章文) 1편, 소(疏) 4편, 제문 3편, 후(後) 1편, 부록으로 시 1수, 저자에 대한 제문 3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분량이 많지는 않으나, 모두 저자의 투철한 시인정신과 인생의 고민을 담은 명편들이다.
「추월견흥(秋月遣興)」은 11수의 칠언율시로 가을을 맞아 지난날을 회상하며 지은 작품이다. 이 가운데 “하늘이 문장을 이 몸에 빌려주었다(天以文章假此身).”라 하여 자신의 문학적 재예에 커다란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수릉천봉만장(綬陵遷奉輓章)」과 「휘경원천봉만장(徽慶園遷奉輓章)」은 모두 대작(代作)으로, 저자가 관변 인물의 문학적 생활을 대신하는 뛰어난 역량의 소유자였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소는 이조판서·수원유수·이조참판 등의 관직을 사직하는 것이다. 모두 대작으로 저자와 직접 관련된 것이 아니다. 청음서원의 봉안제문 및 춘추제문 등도 모두 대작이다.
문 가운데 「외고공인시고서(外姑恭人詩稿序)」는 자신의 장모 공인 홍씨가 경사(經史)에 통달하고 시례(詩禮)를 알아 여사풍(女士風)이 있음을 지적하고, 공인이 죽은 뒤 그 아들 성택(誠澤)이 몇 백편의 유시(遺詩)를 모아가지고 와서 서문을 써달라고 하기에 그 요청에 부응하여 서문을 쓴다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은 당시 여류시인의 존재를 살필 수 있는 자료의 하나이다. 「시축서(詩軸序)」는 성연수와 함께 기거하며 지은 시축에 쓴 서문이다.
『연항유고』는 만장이나 사직소 등의 대작으로 보아 문장이 훌륭하였던 한사(寒士)의 문집으로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