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장수는 한 곳에 앉아 파는 좌상(坐商)과 엿목판을 가지고 다니며 파는 행상(行商)이 있다. 좌상은 넓적하고 얄팍하게 만든 엿판대기를 장방형의 엿고리에 담아놓고 주문에 따라 쇳조각을 대고 엿가위 등으로 쳐서 떼어 판다.
나이 어린 엿장수들은 가락을 지어만든 엿이 담긴 목판의 좌우 양쪽에 천을 둘러 목에 감고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을 찾아다니며 팔며, 특히 겨울밤에는 “엿 사려.” 하는 엿단쇠소리를 길게 늘이며 다니는 것이 보통이다.
시골에서는 현금 대신 곡식을 내어 엿을 바꾸어 먹기도 하였던 까닭에, 농촌으로 다니는 엿장수는 목판 밑에 직사각형의 대광주리를 받쳐 메고 다녔다. 또, 리어카가 들어오며 도회지에는 여러 종류의 엿이 담긴 목판을 늘어놓고 파는 행상이 나타났다. 이들은 현금뿐만 아니라 종이·쇠·빈병 따위의 고물을 받고 엿과 바꾸어준다.
이때 엿의 양을 엿장수가 임의로 결정하기 때문에 ‘엿장수 마음대로’라는 속담도 생겨났다. 한편, 이들은 겨울철 저녁 무렵이 되면 리어카에 아세틸렌으로 불을 밝혀 놓아서 도회지의 겨울밤 풍경을 아름답게 수놓기도 했다.
엿장수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그가 들고 다니며 쩔꺽쩔꺽 소리를 내는 큼직한 가위이다. 이 가위는 엿을 떼어내는 일뿐만 아니라 사람을 불러 모으는 데에도 큰 구실을 한다. 또, 능숙한 엿장수는 가위다리를 서로 맞부딪쳐 내는 소리에 자기 흥을 담아 구성지게 노래도 부른다.
다음은 경상남도 김해지방에서 채집된 「엿단쇠소리」의 일부이다. “강원도 금강산/일만하고도 이천봉/달(돌) 많아 구암자/십구세야 나는/우리 딸이 만들어준/울릉도라 호박엿/둥기둥기 찹쌀엿/떡벌어졌구나 나발엿/허리가 잘쑥 장구엿/올곳볼곳 대추엿/네모야 반듯 수침엿/어어 떡벌어졌다 나발엿/이것저것 떨어진 것/운동화 백켤레 밑 떨어진 것도 좋고/신랑 각시 첫날 밤에/오줌 누다가 요강 빵꾸난 것도 쓴다/에헤 좋구 좋다……”
엿장수와 손님 또는 손님들끼리 엿치기라 하여, 가래엿 가운데를 뚝 꺾어서 구멍이 큰 쪽이 이기는 놀이도 벌인다. 이 경우 진 사람이 엿값을 내는 것이 관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