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따라 영정물림·초영정 등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영정은 부랑하는 잡귀, 객귀(客鬼), 불결한 신 등으로 간주된다. 굿을 하기 위하여 먼저 굿당을 정화하는데, 영정풀이도 부정굿의 경우처럼 굿당을 청결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
영정풀이가 독립된 제차로 된 지역도 있고, 부정풀이나 부정굿에 삽입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영정풀이의 사설에 의하면, 영정이 거처하는 공간은 인간이 머무는 모든 곳이다. 그래서 일일이 영정이 머무는 곳을 열거하고, 부정과 함께 불 또는 물을 가지고 물리치려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영정풀이는 무속에서 중요하게 섬기는 신은 아니지만, 무속에서 섬기는 신의 위계와 체계를 이해하는 데에 긴요한 구실을 한다. 흔히 잡귀와 객귀를 물리치는 제차에서 굿을 시작하여 다시 그 귀신을 돌려보내는 것으로 굿이 마쳐지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경기도굿의 경우에 부정굿으로 시작하여 뒷전거리로 끝을 맺는데, 부정굿의 영정·부정과 뒷전거리의 영산·수비 등이 한결같이 잡귀들로 나타난다. 영정풀이는 문학적인 사설의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무속신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한 기능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