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전해져오는 말로서 동양에서 일반적으로 통용하는 의미로는 곡물(穀物)을 총칭하는 말로 사용되며, 우리 나라에서는 다섯 가지 곡식 또는 중요한 곡식이나 모든 곡물 등의 뜻으로 쓰인다. 그런데 다섯 가지 곡식을 지칭하는 경우라도 일치되지 않고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주례』에 의하면 벼 · 기장 · 피 · 보리 · 콩이며, 『예기』에서는 삼[麻] · 기장 · 피 · 보리 · 콩이고, 『관자 管子』에서는 기장 · 차조 · 콩 · 보리 · 벼이다. 『새우리말큰사전』에 의하면 다섯 가지 중요한 곡식, 즉 쌀 · 보리 · 조 · 콩 · 기장이나 또는 곡식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되어 있고, 다른 문헌에서는 기장 · 피 · 삼 · 보리 · 콩, 혹은 벼 · 보리 · 조 · 콩 · 기장으로 되어 있다.
한편 중국 고서인 『십팔사략(十八史略)』에 의하면 고대의 제왕 신농(神農)과 같은 전설의 인물이 있어 “당시 백초(百草)에 대하여 약독(藥毒)을 가려내고 스스로 농사일을 시범하여 농사를 권장하였다.”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4700년 전에는 수를 헤아릴 수 있는 한계가 지금보다 매우 작았을 것으로 보아 백초라고 한 것은 많은 식물을 뜻하는 것이다. 모든 식물을 감별하여 그 중에서 우리 인간 생활에 크게 유익한 것을 가려내어 그것을 재배하도록 권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곡이란 그들 중에서 가려내서 재배되기에 이른 주요작물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즉, 우선은 식량이 되는 곡식, 그리고 삼과 같이 의류를 짜는 데 필요한 작물도 그에 끼여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제민요술(齊民要術)』 양천(楊泉) 물리론(物理論)에 의하면 곡(穀)은 속(粟) · 서(黍) · 제(穄) · 양(梁) · 출(秫)로서 화본과 중의 기장류에 속하는 단간소립화곡이라 하였다. 양이란 서직류(黍稷類)의 총칭이며, 도(稻)란 개종류(漑種類)의 총칭, 숙(敍)이란 각종 두류의 총칭인데, 이들 3곡은 각각 20종이 있으므로 합하여 60종이고, 채소 · 과수의 지실로서 화곡(禾穀)의 보조가 되는 것이 각각 20종 있어서 총계 100종이라 하였다.
따라서 『시경』에는 백곡(百穀)을 파종하라는 어구가 있다. 이것으로 보면 오곡이라고 하는 것은 주요 작물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