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宗)은 일정한 남계조상(男系祖上)을 같이하는 친족집단으로서 크게 대종(大宗)과 소종(小宗)으로 나눈다. 오종은 이 때의 대종과 소종을 다시 넷으로 나누어 모두 다섯 종으로 하는 일종의 친족개념이다.
대종은 전체 부계 친족집단, 즉 동성동본집단을 가리키며, 소종은 4대 조부(고조부) 이하의 남계조상을 같이하는 친족집단을 가리킨다.
소종은 더 구체적으로 고조부를 같이하는 소종인 삼종형제집단, 증조부를 같이하는 소종인 재종형제집단, 조부를 같이하는 소종인 종형제집단, 부를 같이하는 친형제집단으로 나누어진다.
따라서 대종은 최상위의 부계 친족집단으로서 100대가 지나도 바뀌지 않지만 소종은 일정한 남계조상을 중심으로 한 대가 지날 때마다 바뀌게 되고, 5대가 지나면 소종이 끝나게 된다.
이러한 제도는 주(周)나라의 제도로서 우리 나라에는 고려 중기에 들어왔으며, 조선 초기까지는 일부 사대부 계층에서만 채택되었으나, 시대를 내려오면서 양반 계층을 거쳐서 점차 하층으로도 확대되었다. 이러한 종법제도는 개별가족이 수행할 수 없는 기능을 친족집단이 협력하여 수행하도록 친족집단을 조직화하기 위한 제도이다.
특히 소종은 세대가 진행함에 따라서 한 세대씩 교체되어 항상 일정한 근친에 의해서 구성되므로 비교적 긴밀하게 일상적인 협력체계를 유지하였다.
소종의 구성원이 사망하였을 때에는 일정한 복(服)을 입고 또 제사를 함께 모시도록 하는 제도 같은 것도 집단적인 정체성(正體性)을 확인하고 그러한 협력체계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회구조가 분화되고 개인주의가 성장하면 이러한 친족제도는 일반적으로 쇠퇴하는 경향으로 흐른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는 소종의 협력체계는 분명히 쇠퇴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대종은 도리어 그 조직과 기능이 정비, 강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근년에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대동보(大同譜)나 파보(派譜)의 편찬과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전국적인 종친회의 조직이 그러한 경향을 나타낸다.
교통·정보 수단의 발달이 그러한 사업을 쉽게 하는 하나의 요인이라고 생각되지만, 전통적인 친족제도가 산업사회에 적응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현상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