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4년(경문왕 4)에 도선국사(道詵國師)가 창건하였으며, 창건에 얽힌 설화가 전한다. 이 절을 세운 곳에는 원래 큰 연못이 있었는데, 그 안에는 아홉 마리의 용이 살면서 도술을 부려 많은 사람을 괴롭혔다.
도선이 그들의 퇴거를 명하자 여덟 마리는 따랐으나 백룡만은 도술을 부리면서 대항하였다. 도선이 지팡이로 용의 왼쪽 눈을 멀게 하고 물을 끓게 하여 용을 쫓은 뒤 절터를 닦았다. 그러나 습지를 메우고 땅을 굳게 하는 일이 용이하지 않았다.
그런데 주변 마을에 갑자기 원인 모를 눈병이 유행하였는데, 풍문을 좇아 눈병 있는 사람들이 숯 한 섬씩을 가져다가 연못에 부으면 감쪽같이 눈병이 나았다. 이렇게 절터를 닦아 건물을 지은 뒤 부처님의 치아를 봉안하였다고 한다. 이 때 도선은 승속을 막론하고 이름에 ‘백(白)’자가 들어가는 사람을 이 절에 들이지 말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300년 뒤에 백룡(白龍)이라는 거사가 이름을 속이고 들어와서 살다가 절을 불태웠으며, 그 뒤 방치되었다. 1967년에 혜성(慧性)이 중창하여 법왕사(法王寺)라 하였으며, 당우로는 인법당(因法堂)만이 있다.
원래 이 절에는 954년(광종 5)에 세운 동진대사비(洞眞大師碑)와 1150년(의종 4)에 세운 도선국사비가 있었다고 하나 전하지 않으며, 원래의 절터에는 영모재(永慕齋)라고 하는 재실이 있고, 사찰주변에는 도선이 창건할 때 땅기운이 약한 것을 보하기 위해서 심은 동백나무의 번식목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