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진각종의 총인(總印)을 지냈다. 속성(俗姓)은 배(裵)씨. 경상북도 울릉군 출생. 아버지는 익태(裵益泰)이며, 어머니는 밀양 박(朴)씨이다. 비교적 부유한 가정에서 소녀 시절을 보내다가 17세 되던 해 훗날 진각종 종조(宗祖)가 되는 회당(悔堂) 손규상(孫珪祥)과 결혼하였다.
결혼 이후 한동안 가사와 회당의 수행을 돌보는 일에 전념하다가 1940년 경상북도 포항 죽림사(竹林寺)에서 불법에 입문하였다. 1947년 대각(大覺)을 이룬 회당이 진각종을 개창하자 그의 곁에서 창교 초기의 난관을 극복해 가는데 큰 도움을 주었으며, 이 해에 회당을 은사로 득도함으로써 본격적인 진각종 수행자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이후 (1950년)와 대한불교진각종유지재단 이사(1953년)를 지냈으며, 1954년부터 서울 밀각심인당에서 지냈다. 1963년 회당이 입적하자 1969년 진각종 총인에 추대되면서 대종사(大宗師)의 행계도 받았다.
회당의 입적 6년 여 후 총인직을 맡았다. 총인으로 있으면서 “불법은 체(體)요, 세간법은 그림자다”라는 회당의 말을 자주 인용했으며, 종도들에게는 항상 철저한 자기 수행을 견지해 나가라는 당부를 했다고 한다.
아울러 그의 검약 정신과 차별 없이 사람들을 대했던 생활자세는 수많은 일화를 남길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평소 주석하던 도선동 사택에서 세속 나이 90세, 법랍 48세로 입적하였다.
입적에 앞서 “밖으로는 법신(法身) 부처요, 안으로는 자성(自性) 부처라. 눈 앞의 상에 의뢰말고, 심인(心印)을 믿으라”는 게송을 남겼으며, 벽제 화장터에서 봉행한 다비식을 통해 사리 10여과가 수습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