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출생. 평양에서 소학교와 광성중학교를 마친 후 고서점에서 일하면서 많은 책을 접했다. 그의 작품 활동은 1937년 최정익(崔正翊)·구연묵(具然默)·김이석(金利錫)·김조규(金朝奎) 등과 『단층』을 발간하면서 시작되었다.
종합문예지 『단층』에는 당대 지식인들의 불안과 자의식을 반영한 모더니즘 성향의 소설들이 많이 발표되었다. 이곳에 실린 유항림의 단편소설 「마권(馬券)」과 「구구(九九)」 또한 사회적 의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표출할 수 없었던 당시 인텔리의 고뇌와 자의식이 심리소설의 형식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후 「부호(符號)」(1940)를 『인문평론』에, 「농담」(1941)을 『문장』에 발표하였다. 광복 후에는 재북 작가로 평양에서 계속 활동하였다.
「개」(1946)·「와샤」(1948)·「부득이」(1949)·「아들을 만나리」(1949)·「형제」(1949) 등이 이 당시 발표한 단편소설들이다. 한국전쟁 중에는 다른 재북 작가들과 함께 종군작가로 활동하였다.
낙동강까지 남진하는 인민군들과 함께 생활하며 「최후의 피 한방울까지」(1950)를 발표하였다. 그리고 전쟁 체험에 관련된 여러 편의 단편과 중편소설을 내놓았다.
인민군 정찰조를 도와 미군을 생포하는 내용을 담은 「누가 모르랴」(1951)·「소년통신병」(1954) 등이 이에 속한다.
또한 1951년 8월 발표한 첫 중편소설 「진두평」은 북한에 실재했던 전투영웅을 원형으로 한 작품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김일성(金日城)과 당에 대한 열렬한 충성심으로 일관되어 있다.
이밖에 전쟁에 남편을 잃은 시멘트 공장의 여공이 폐허 속의 공장을 복구한다는 내용을 담은 「직맹반장」(1951)을 비롯하여 중편 「성실성에 대한 이야기」(1958), 장편 「대오에 서서」(1961)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