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괘는 상·하 두 편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상편(上編)은 순괘(純卦)인 건(乾)·곤(坤)괘에서 시작되어 순괘인 감(坎)·이(離)괘로 끝나기 때문에 이괘는 상편의 마지막 괘가 된다. 이괘는 팔괘 가운데, 불을 상징하는 이괘가 두 개 겹쳐져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는 본래 ‘떠나다’라는 의미를 갖는 한자어인데 반전되어 ‘붙다(麗)’라는 뜻이 되었다. 이것을 반훈(反訓)이라고 한다. 괘상을 보면 ‘음효 하나가 두 개의 양효사이에 붙어 있슴으로’ 이라고 명명 된 것이며, 불을 상징하게 된 것은 불은 반드시 다른 사물에 붙어야 타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불은 밝으므로 ‘밝다’ 는 뜻도 내포된다. 「대상전(大象傳)」에서 “밝은 것이 다시 일어나는 것이 이괘이니, 대인은 이것을 본받아 써서 밝음을 계승하여 사방을 비추어야 한다. ”라고 한 것은 두 번째 의미를 취한 것이다.
괘사를 보면 “이는 올바른 것이 이로우니 형통하다. 암소를 기르면 길하다”라고 하여 ‘올바름(貞)’이 강조되고 있다. 일월은 하늘에 붙어 있고 초목은 땅에 붙어 있듯이 모든 존재는 올바름에 의거하여 행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 점은 주효(主爻)인 2효와 5효를 비교해 보면 명확히 드러난다. 주역의 저자는, 같은 중효(中爻)이지만 2효는 정(正)을 얻었기 때문에 원길(元吉)하고, 5효는 존위(尊位)인데도 불구하고 부정(不正)하기 때문에 “눈물을 흘리며 슬퍼 탄식해야 길하다”라고하여 근심하고 두려워해야 비로소 길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