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은 고성(固城). 자는 숙도(叔度). 이강(李岡)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좌의정 이원(李原)이고, 아버지는 한성부소윤 이질(李垤)이며, 어머니는 광주정씨(光州鄭氏)로 장령(掌令) 정지당(鄭之唐)의 딸이다.
1456년(세조 2) 진사가 되고, 1462년(세조 8) 식년 문과에 급제한 뒤 장흥고직장(長興庫直長)·병조좌랑·이조정랑을 지내고, 의정부검상·사인, 봉상시부정을 역임하였다.
1477년(성종 8) 사헌부집의를 거쳐 주청사(奏請使)의 서장관(書狀官)으로 명나라에 다녀오고, 군자감정·형조참의로 등용되었다. 1480년 대사성이 되어 교학(敎學)에 힘쓰다가, 전라도관찰사로 전임되자 유생들이 여러 차례 그의 유임을 상소하였다.
그 뒤 형조·이조 참의를 지내고 1486년 승정원동부승지·좌우부승지를 역임하고 이듬해 이조참판에 이르렀다. 1488년 대사헌의 재임시 임사홍(任士洪)을 등용하려는 성종에게 지파(支派)로 대통을 잇고서 종묘사직의 중함을 생각지 않는다고 복합(伏閤) 상소하였다가 한때 큰 노여움을 샀으나 기지로 위기를 넘겼다.
다음해 대사성을 거쳐 충청도관찰사로 나갔고, 1491년 동지중추부사, 1493년 평안도관찰사, 이듬해에 지중추부사가 되었다. 선견과 직언·덕망 등으로 당시 학자들의 존경을 받았다. 시호는 정숙(貞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