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7년(정조 21) 제자 성안(聖岸)이 편집, 간행하였다. 권두에 홍직필(洪直弼)의 서문이, 권말에 우재악(禹載岳)의 발문이 있다. 권3말에 ‘聖上二十一年丁巳(1797)流火閏月日慕溪門人喜聞謹書’라고 기록되어 있다.
3권 1책. 목판본. 국립중앙도서관·규장각 도서·고려대학교 도서관·연세대학교 도서관·동국대학교 도서관·영남대학교 도서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권1에 시 77수, 권2에 용주록(龍珠錄)으로 봉안문 1편, 소(疏) 4편, 축문 1편, 제문 1편, 서(序) 1편, 기(記) 10편, 비문 1편, 유공록(有功錄) 2편, 상량문 4편, 권3에 서(書) 34편, 부록으로 제자 성안(聖岸)이 지은 행장 1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서(書)의 「상박명부서(上朴明府書)」는 모두 3편으로 불교와 유교의 인식론의 차이에 관하여 주고받은 학술적인 글이다. 그는 천지만물에 모두 이(理)가 있어 그 이의 작용에 따라서 만물이 존재한다고 하였다. 이 도리에는 사의(私意)가 개입될 수 없고 자연스럽게 되는 것으로, 하늘에서는 명이 되고(在天曰命) 사람에게서는 성이 되며(在人曰性) 몸에 주로 할 때(主於身)는 심(心)이 되기 때문에 마음과 이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심즉리(心卽理)요 이즉심(理卽心)인데, 유가에서는 이기(理氣)를 말하지만 불가에서는 심만을 설명한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우주만물 삼라만상은 모두 마음의 작용이기에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가 중요하다고 역설하였으며, 성인의 천언만어(千言萬語)를 요약하면 마음의 요체에 불과하다는 시 「송민상인귀송경(送旻上人歸松京)」을 짓기도 하였다. 또한, 지식의 습득보다는 실천을 강조하는 지행합일을 주장하였으며, 유가의 실천논리는 부위자(父爲慈)·자위효(子爲孝)·신위충(臣爲忠)에 한정되지만, 불가에서는 모든 윤리관계에 마음을 적용할 수 있는 포용성이 있다고 하였다.
이밖에 기는 주로 사찰 중건에 대한 객관적 사실을 기록하였고, 상량문도 사찰의 건립과 축복을 비는 내용으로, 18세기 불교사를 연구하는 자료로 이용된다. 예컨대, 충효암(忠孝庵)·백흥암(百興庵)·망월암(望月庵)·은적암(隱寂庵) 등의 암자와 천주사(天柱寺)·부인사(夫仁寺)·은해사(銀海寺)·대둔사(大屯寺)·쌍계사(雙磎寺) 등의 사찰에 대한 기록은 당시의 사찰에 관하여 알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된다. 또한, 1790년 정조가 용주사(龍珠寺)를 지었을 때 저자가 그 봉안문을 쓴 것에 대한 기록은 궁실에서도 불교를 깊이 숭상하였음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