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되어 있다. 우리 나라 문헌상의 기록은 오늘날의 질병분류방법과 달라서 그 발생소장(發生消長:발병율의 크고 작음)을 역사적으로 구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뇌염과 비슷한 과거의 병명을 들면 시행감기(時行感氣:유행성 감기)·온역(瘟疫:돌림병)을 비롯하여 귀신에 홀렸다는 사수(邪祟)는 물론 어린이들의 경풍(驚風:놀라서 까무러침)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우리 나라에서 최초로 기면성뇌염(嗜眠性腦炎:졸음을 수반한 뇌염)이 보고된 것은 1926년으로 ≪조선의학회지 朝鮮醫學會誌≫에 임명재(任明宰) 등이 보고한 <기면성뇌염의 3례>를 들 수 있다. 또 1926년에 일본인 이마노(今野)는 ≪군의단지 軍醫團誌≫에 <기면성유행성뇌염의 2례>를 보고한 일도 있다.
그러나 1930년대 이후에는 이와 같은 보고가 자취를 감추어버렸다. 그대신 일본뇌염은 1924년·1927년·1935년·1938년에 대유행을 거쳐 독립된 질환으로 인정받게 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지리적으로 이 병의 유행지역을 보면, 우리 나라를 비롯하여 일본·대만·필리핀·중국·만주·시베리아 등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이환연령(罹患年齡:병에 걸리는 나이)이 소아기에 치우쳐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어려서 이환하여 성인이 되면 면역을 얻게 되므로 나타난 결과라 보며, 1949년의 유행에서 보면 어린이가 전환자의 60%를 차지하였고 1975년에는 75%로 높았다.
1949년에 이삼열(李三悅) 등이 발표한 <한국에 발생한 유행성뇌염에 관한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일반주민은 물론 우리 나라의 말과 돼지·소의 혈액 중에 높은 면역체를 보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행계절을 보면, 대개 7월 말이나 8월 초에 환자발생이 가장 많고, 9월이나 10월 초에는 발생이 끝났으며,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연령층은 4∼8세였고, 남녀간의 차이는 2:1로 남자에게 많이 발생하여왔다.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을 보면 1949년의 전국적인 대유행 이후 1955년 이후에는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북도의 4개 도에서 집중적으로 많이 발생하였다.
대개는 3년을 주기로 하여 큰 유행이 반복되었고 10년 간격으로 대유행이 있었다. 우리 나라는 일본과 함께 1925년·1939년·1948년에 대유행이 거듭되었으나 1959년 이후에는 이와 같은 경향이 차차 사라지고 있다.
이 병은 후유증이 심하고 소나 말 같은 가축에도 발생하며 모기에 의하여 전염되므로 쉽게 근절하기 어려웠으나, 근래 예방주사의 도입과 환경위생의 개선에 힘입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