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바탕에 채색하였으며, 그림의 크기는 세로 209.5㎝, 가로 227.2㎝이다. 현재 일본 교토[京都] 지온인[知恩院]에 소장되어 있다. 화기에 의하면, ‘시세구월(是歲九月)’에 숙빈 윤씨(淑嬪 尹氏)가 명종비 인순왕후(仁順王后)의 명복을 빌기 위하여 비구니 지명(智明) 등과 함께 재산을 내어 불화를 조성하고 자수궁정사에 봉안하였다고 한다. 아울러 주상전하, 왕비전하, 공의왕대비전하(恭懿王大妃), 덕빈저하(德嬪邸下), 숙빈 윤씨 등이 오래 장수할 것을 바라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주상전하 · 왕비전하는 조선 제14대 왕인 선조와 그 비인 의인왕후(懿仁王后)이다. 그리고 공의왕대비전하는 인종비 인성왕후(仁聖王后)를 가리키는 것이다. 따라서 '시세(是歲)'는 인순왕후가 죽은 해인 1575년 이후 공의왕대비가 아직 살아 있던 1577년 이전에 해당한다. 불화의 제작 연대가 1575년 이후 1577년 이전임을 알 수 있다.
이 불화의 내용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분된다. 화면 위쪽에는 주존인 지장보살이 한 손에는 주1, 다른 손에는 주2을 들고 연화대좌 위에 앉아 있다. 그 주위를 주3와 무독귀왕(無毒鬼王), 지옥의 명부시왕(冥府十王), 육광보살(六光菩薩), 판관(判官), 명부사자(冥府使者), 그리고 동자 및 동녀가 에워싸고 있다. 본존인 지장보살은 둥근 얼굴에 가는 눈, 작은 입 등 당시 불화의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다. 특히 동안에 가까운 얼굴 모습은 왕실 발원 일본 교묘지[光明寺] 소장 「청평사 지장보살도」[1562]의 본존 모습을 연상시킨다. 이 밖에도 지장 및 명부시왕의 옷도 청평사 「지장보살도」와 흡사한 면이 많다. 이러한 점들을 통해 16세기 궁정 화풍의 경향을 파악할 수 있다.
불화의 아래쪽에는 18지옥의 광경을 묘사했다. 중앙에는 불상과 보탑(寶塔)을 놓은 궤와 지장보살을 예배하는 공양자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 아래로 옥졸이 망자(亡者)를 고문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그 각각에 금니(金泥)로 18지옥의 명칭들이 적혀 있다. 언급된 18지옥은 아비무간(阿鼻無間), 석개(石磕), 춘마(椿磨), 철오(鐵鏊), 박피(剝皮), 추장발폐(抽腸拔肺), 흑암(黑闇), 도산(刀山), 설산(雪山), 확탕(鑊湯), 업경(業鏡), 화갱(火坑), 철응(鐵鷹), 설경(舌耕), 동주(銅柱), 거해(鋸解), 철차(鐵車), 정신지옥(釘身地獄) 등이다. 이러한 구성은 『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에 설명되어 있는 내용과 일치하는 바가 많다.
조선왕조 전기인 15~16세기 궁정 불화의 경향을 파악할 수 있으며, 화면 구성이 특이하고 화격이 우수한 불화로 가치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