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언절구로 작자의 문집인 『옥봉집』에 수록되어 있다. 늦은 봄날의 한가한 서정을 읊은 시이다.
1·2구에서는 비가 온 뒤 낙수물이 뚝뚝 듣는 날에 대나무로 엮은 베개를 베고 있으려니 새벽녘에 한기가 느껴진다고 하였다. 3·4구에서는 꽃이 뒤뜰에서 봄잠을 달게 자는데 제비가 우짖어 발을 걷고 바라본다고 하였다.
이 시는 꽃이 지고 제비가 우는 온화한 때에, 한가히 지내는 아낙의 하루일과를 통하여 봄의 유한한 흥취를 표출한 작품이다. 작품 속의 주인공은 초저녁부터 밤늦도록 봄경치를 완상하다가 뒤뜰의 누대에서 발만 드리우고 잤다고 하였다.
그만큼 봄날의 화창한 날씨와 그윽한 경치가 여인의 춘심을 움직였던 것이다. 이러한 춘심이 밤의 한기에 의하여 소진하려고 할 즈음인 새벽녘에는 또 제비가 찾아와 한기에 의하여 위축되었던 춘흥을 회복시켜주는 것이다.
촛불을 밝히고 놀아도 그 흥취를 다할 수 없다는 선인들의 봄의 예찬을, 여기에서는 여인의 섬세한 감각을 통하여 밤경치의 감상, 새벽의 단잠, 제비의 지저귐으로 연결시켜 묘출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