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분권 1책. 당시의 정치나 정치인·현인·악인 등에 얽힌 기담(奇談) 및 이사(異事)에 속하는 내용이 실려 있다. 『대동야승』 권71에 수록되어 있다.
이 책에는 임진왜란 때의 이야기를 많이 기술하고 있지만, 이밖에 정사에서 볼 수 없는 기이한 이야기들의 단편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어느 신변잡사나 만담쇄언과는 달리 수록한 사건 자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것은 작자의 또다른 잡록집인 『부계기문(涪溪聞記)』에서 인물과 인물평에 주안을 두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것이라고 하겠다.
내용은 『한서』 무제기(武帝紀)·지리지의 내용 가운데 우리나라에 대한 기록이 잘못된 점을 지적한 것, 조선 태조 때에 조반(趙胖)이 명나라의 고제를 탈탈(脫脫 : 원나라 말기의 승상)의 진중(陣中)에서 만난 일이 있다고 한 이야기가 근거 없음을 반박한 것, 중국 고대의 진시황을 여불위(呂不韋)의 아들이라고 한 것이 거짓이라고 갈파한 것, 고려의 우왕·창왕을 신돈(辛旽)의 아들이라고 하는 것은 모함이라고 은연중 시사한 점 등 정사에서 바로 쓰지 못한 기록이나 정사의 잘못된 기록을 바로잡으려는 역사의식이 작용한 것이다.
이것은 다른 잡록처럼 조각조각으로 이루어진 단편적인 생각의 철습(掇拾)에 불과하나, 이 단편적인 조각의 이야기를 통하여 거리낌없는 예리한 비평과 나라를 근심하고 세상을 개탄하는 정열과 권선징악의 염원이 일관되게 담겨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