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마다 끼울 수 있는 손가락장갑과 엄지손가락과 네 손가락을 한꺼번에 끼우는 벙어리장갑(혹은 손모아장갑)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토시가 있어 장갑이 필요 없었던 것으로 추측되며, 그 전시대에는 무엇으로 손을 보호하였는지 알 수 없는데, 아마도 손을 싸는 형태를 취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서는 전한시대에 사용하였던 유물이 마왕퇴(馬王堆) 묘에서 출토되었다. 재료는 백색 나(羅)와 기(綺)로 된 것이며, 벙어리장갑의 형태이다. 특이한 것은 손목부분과 손가락부분을 바이어스로 박은 점이다.
서양은 10세기경에 벙어리장갑이 있었고, 12세기 이후 손가락장갑이 상류층 부인에게 유행되었다. 재료는 양가죽·새끼염소가죽·사슴가죽·벨벳·비단 등이었으며 의식 때만 끼었다.
이 서양식 장갑이 개화기 때 외교관으로 외국에 나갔던 외교관과 그 부인에 의하여 우리나라에 들어왔거나, 갑신정변이 실패하여 외국으로 망명하였던 사람들이나 선교사들이 보낸 외국유학생들이 외국에서 끼던 장갑을 귀국할 때 들여온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의 유물로 현전하는 것은 없으나 외교관부인이 한복차림에 장갑을 끼고 찍은 사진과 관리들이 장갑을 들거나 끼고 있는 사진이 있다. 이때의 장갑은 가죽장갑인 것으로 여겨진다. 서민은 면실로 짠 면장갑(현재 인부들이 일할 때 끼는 장갑)을 주로 사용하였고, 돈 있는 사람들은 털실로 짠 장갑을 사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