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은 광주(光州). 자는 정숙(丁叔), 호는 호정(壺亭). 정자 정명호(鄭明湖)의 아들이다. 1612년(광해군 4) 생원시에 합격, 1616년 문과에 급제하고, 벼슬은 지중추부사에 이르렀다.
1631년(인조 9) 사신으로 명나라에 가서 화포(火砲)·천리경(千里鏡)·자명종(自鳴鐘) 등의 현대적 기계와 함께 이마두(利瑪竇)의 천문서(天文書)와 『직방외기(職方外記)』·『서양국풍속기(西洋國風俗記)』·『천문도(天文圖)』·『홍이포제본(紅夷砲題本)』 등 서적을 신부 육약한(陸若漢, Johannes Rodorigue)으로부터 얻어가지고 이듬해 돌아왔는데, 새로운 화약의 제조법도 이때에 전하여졌다고 한다.
그가 사신으로 명나라에 드나들던 17세기 초는 중국을 통하여 서양문물이 우리나라에 전해올 기운이 넘칠 때이다. 그는 이에 참여한 인물 가운데 이름이 알려진 최초의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