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은 나주(羅州). 자는 불붕(不崩), 호는 월헌(月軒). 정안경(丁安景)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정연(丁衍)이고, 아버지는 소격서령(昭格署令) 정급(丁伋)이며, 어머니는 황처성(黃處盛)의 딸이다.
1474년(성종 5) 진사시에 합격하고, 1477년 식년문과에 을과로 급제, 전교서(典校署)에 소속되었다. 이 후 정언·병조좌랑·병조정랑을 역임하였으며, 1482년에는 정조사(正朝使)의 서장관(書狀官)으로 명나라에 파견되기도 하였다.
1499년(연산군 5) 장령에 임용되어 성준(成俊)의 불법을 탄핵하기도 하였으나, 논사(論事)를 피하기 위하여 휴가를 얻어 충청도에 갔다가 사헌부의 탄핵을 받기도 하였다. 1503년 직제학으로 영등포에 파견되어 지방관의 불법행위를 조사한 공으로 부제학이 되었다.
이듬해 갑자사화에 연루되어 파직당하였다. 1506년(중종 1) 중종반정으로 재등용되어 원종공신(原從功臣) 1등에 책록되었으며, 이듬해 강원도관찰사로 외보되었다. 이 후 판결사·대사간을 거쳐 1512년 병조참지에 이르렀다. 1516년 사유가당인(師儒可當人)으로 선발되었다.
1518년 대사성·대사헌을 거쳐 병조참판·동지중추부사·전의제조(典醫提調)·빙고제조(氷庫提調)를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월헌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