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흔히 바람과 돌과 여자가 많다고 하여 삼다도라고도 하지만, 일의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 민요가 많이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제주도의 민요는 농사짓기소리(農謠)·고기잡이소리(漁謠), 일할 때 부르는 소리(勞動謠), 의식에서 부르는 소리(儀式謠), 부녀요(婦女謠)와 동요(童謠), 통속화된 잡요(雜謠)로 나눌 수 있다.
농사짓기소리는 <검질매는소리>라고 하여 밭의 김을 매는 소리가 가장 많으며, <사대소리> 혹은 <사디소리>라고도 한다. 그 밖에 밭밟는소리(踏田謠)·도리깨질소리·방아찧는소리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제주도 특유의 소리로 <밭밟는소리(밭ᄇᆞᆯ리는소리, 혹은 ᄆᆞᆯᄇᆞᆯ리는소리)>가 유명하다.
조씨를 파종한 다음 조랑말을 앞세워 밭을 밟으면서 부르는 소리로, 장단 없이 굴곡이 심한 시김새를 많이 사용하여 부르는 가락이 특이하다. 예전에는 보리타작이 끝나는 6월 한달 동안은 제주의 들녘에 조의 파종을 서두르며 부르는 농부들의 밭밟는 소리가 장관이었다고 한다.
고기잡이소리에는 해녀들이 전복을 따러 갈 때 노를 저어가면서 부르는 해녀뱃소리, 즉 <노젓는소리>와 <멸치후리는소리> 등이 있다. 일하면서 부르는 소리에는 맷돌질하면서 부르는 <고래소리>·<가래질소리>·<꼴베는소리>·<톱질소리>·<방앗돌굴리는소리> 등이 있다.
의식요에는 <행상(行喪)소리>·<달구소리>·<질토굿소리>·<꽃염불> 등이 있다. 부녀요와 동요로서 <시집살이노래>·<애기흥그는소리>·<웡이자랑>·<꿩꿩장서방>·<원님노래> 등이 있다.
제주도에는 일하면서 부르는 소리들이 많은 데 비하여 놀이판에서 놀며 부르는 소리는 드문 편이며, 제주도 일원에서 통속화되어 불리는 잡요 중에서 유명한 것은 <오돌또기>·<이야홍타령>·<서우젯소리> 등이다.
대체로 제주민요의 노래말은 특이한 제주도 사투리를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음악적인 특징은 육지 경기소리제인 경토리에 가까운 것들이 있으나 시김새는 이와 다르다. 경기소리가 경쾌한 데 비하여 좀 구슬픈 편이다. 장단 없이 부르는 것이 많고, 굿거리장단과 같은 고정된 장단에 의하여 부르는 것도 이따금 있다.
제주도에서는 부녀자들이 노래부를 때 장구의 대용으로 물길러 다닐 때 쓰는 일종의 물독인 허벅을 두들기거나 물바가지인 ‘태왁’을 물 위에 띄워 놓고 장단을 맞추기도 한다. 이때 향토적인 냄새가 나는 음색이 만들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