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봉우는 3차례에 걸쳐 『조선역사』를 저술 또는 수정하였다. 그 첫 번째는 1912년 길동기독학관(吉東基督學館) 중등부의 교재로 저술된 등사본이었다. 두 번째는 1936년 12월에 완성된 것으로 노트에 작성된 원고본이다.
세 번째는 1936년에 저술된 원고본을 수정하고 증보한 것으로 1953년 5월에 마무리된 노트의 원고본이다. 1912년본은 현재 남아 있지 않아 내용을 알 수 없다. 다만, 1936년본은 선사시대부터 국권피탈까지를 2권 6편으로 구성했으며, 1953년본은 3권 7편으로 선사시대부터 일제시기까지를 다루었다.
즉 1953년본은 1936년본에 근대편을 보강하고 일제시기의 항일투쟁을 중점적으로 보충했던 것이다. 계봉우는 1920년 이후 사회주의운동에 적극 참여했으며, 러시아의 한인학교에서 조선사와 조선어를 오래 교수한 바 있었다. 따라서 이 책은 유물사관에 입각해 저술되었지만, 민족주의적이고 계몽주의적인 흔적이 적지 않다.
계봉우는 고구려·백제·신라 중심의 삼국시대를 가야를 추가해 사국(四國)으로 이해하였다. 또한 통일신라와 발해(渤海)를 1920년대 민족주의사학자들의 구분과 마찬가지로 남북국시대(南北國時代)로 설정하였다. 그리고 일제시기는 3시기의 반일투쟁으로 구분하고 있었다.
1953년본의 목차로 보면, 제 1편은 선사, 제 2편은 사국, 제 3편은 남북국, 제 4편은 고려, 제 5편은 조선, 제 6편은 근대, 제 7편은 일제시기로 나누어 서술하였다. 특히 제 7편의 분량이 전체의 1/3 분량이 넘는 것으로 미루어, 일제시기의 항일투쟁의 서술에 진력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역사』는 모스크바 동방학연구소와 유족이 소장하고 있으며, 1936년본은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에서 1997년 영인해 『북우 계봉우자료집(北愚 桂奉瑀資料集)』 II에 수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