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서루부(竹西樓賦)’라고도 한다. 작자의 문집인 『성소부부고』 권3에 수록되어 있다.
작자가 삼척부사로 나갔을 때 지은 것으로, 늦은 봄 삼척에 있는 죽서루에 올라 그곳의 경관과 이를 보고 느낀 감흥을 읊었다. 이 부의 형식은 3단으로 구성되어 있고, 다양한 자구와 압운(押韻)의 구사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
서두에 두타산(頭陀山)의 수많은 봉우리가 보이고, 구슬처럼 맑은 시내를 끼고 있는 누대의 지리적 위치를 묘사하였다. 이어서 늦은 봄 초여름의 온갖 꽃피고 녹음이 짙게 드린 가운데, 아무도 없이 새만 지저귀는 누대의 경치를 읊었다.
그리고 자신이 그곳에 가서 술자리를 마련하고 즐겁게 노는 광경과, 또 조금 뒤 달이 떠올라 교교한 달빛이 비치자 취흥을 타고 인생의 덧없음을 노래한 사실이 묘사되어 있다. 이 작품은 우선 죽서루 주변의 뛰어난 경치에 매료되어 술자리를 벌인다고 하는 것을 통하여 작자의 낭만적 정취를 잘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취는 술이 취한 상태에서 달이 떠오르자, 마치 소식(蘇軾)의 「적벽부」에서와 같은 취흥에 도취되어 선가적 경지에 몰입하게 된다. 낭만적 지취(志趣)와 아울러 선가적 경지에 경도되었던 작자의 달관된 인생관이 엿보이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