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담이면서 지략담에 속한다. 토끼가 산에서 팔딱팔딱 뛰다가 덤불에 다리가 걸려서 엎어졌다. 어떻게 하면 다리를 풀까 궁리를 하다가 지나가는 똥파리를 불러서 “똥파리야, 네 자손이 흥성하다니 내 털끝마다 쉬를 좀 실어다오.”하고 청하였다.
그래서 파리가 쉬를 하얗게 실어주었다. 그러자 토끼는 죽은 체하고 누워 있었다. 그 때 마침 나무를 하러 나무꾼들이 노래를 부르며 산을 올라오다가, 덤불에 누워 있는 토끼를 발견하고는 잡아서 구워먹자는 의논을 하였다. 그런데 막상 가까이 가보니 구더기가 벅신벅신한 꼴이었다.
그래서 잡아먹겠다던 생각을 포기하고 작대기를 획 던지니, 토끼가 그 바람에 덤불에서 다리를 풀고 빠져나와 깡충깡충 도망을 치면서 “용할시고, 용할시고, 이 내 재주 용할시고, 용궁에서 살아와서 세상에 나와 죽게 된 몸을 살렸으니 날 같이도 용할까.” 하더라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독립되어 전승되기도 하고, 거북의 꾀에 속아 용궁에 갔다가 살아나온 이야기 뒤에 연결되어 전하기도 한다. 토끼의 꾀에 얽힌 여러 가지 일화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