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방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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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 사용되는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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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 사용되는 방언.
내용

대체로 서울 및 경기도를 중심으로 하여 그 주변지역인 황해도·강원도·충청남북도 지방에서 쓰이는 방언을 일컫는다.

중부방언권을 위와 같은 나머지 방언권과 구별하여 한 방언권으로 독립시킨 사람은 일본인 학자 오구라(小倉進平)였다. 그는 비록 경기방언이라는 용어를 썼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오늘날 중부방언이라 불리는 것과 완전히 일치한다.

오구라 이후 역시 같은 일본인 학자였던 고노(河野六郎)는 경기방언을 중선방언(中鮮方言)이라 불렀으며, 이것이 중부방언이라는 명칭으로 불린 것은 이극로(李克魯)의 ≪국어학논총≫에서였던 것 같다.

학자에 따라서는 중부방언권을 독립시키지 않고 이를 경기방언권과 충청방언권으로 처음부터 분리하기도 하며, 또는 경기도방언권·강원도방언권·황해도방언권·충청도방언권으로 세분하기도 한다.

중부방언권은 한 방언권으로 하면 그 지역이 매우 넓어 그 전지역의 방언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추출해내기가 쉽지 않다. 그 특징 중 중부방언 고유의 특징을 추출하기는 더욱 어렵다.

가령 어떠한 방언이 성조(聲調)를 음운목록으로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는 방언구획에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중부방언권의 대부분 지역의 방언은 성조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일부지역, 가령 강원도의 강릉·삼척을 비롯하여 그 주변의 영서지방인 평창·정선·영월 등지에서는 성조를 가지고 있다.

또 중부방언권의 어떠한 지역에서는 ‘ㅚ, ㅟ’를 단모음으로 발음하여 10개의 단모음을 가지는데, 어떠한 지역에서는 이들을 이중모음으로 발음하여 8개의 단모음을 가지며, 어떠한 지역에서는 ‘ㅚ’만을 이중모음으로 발음하여 9개의 단모음을 가진다.

또 어떠한 지역에서는 “너 어디 가니?”처럼 해라체 의문문 어미로 ‘―니’를 쓰는데, 어떠한 지역에서는 “너 어데 가나?”처럼 ‘―나?’를 쓴다. ‘―니?’를 쓰는 지역에서는 “자네 왜 안 가나?”처럼 하게체 의문문 어미로 ‘―나?’를 쓴다. 같은 중부방언권 안에서 동일한 형태인 ‘―나’가 해라체 어미로도 쓰이고 하게체 어미로도 쓰이는 것이다.

어휘에 들어서는 더구나 중부방언권이 몇 조각으로 나누어질지 모를 정도로 그 차이가 심하다. 따라서, 중부방언권 전지역에 다 해당하는 중부방언의 특징이란 극히 드물고, 또 그러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중부방언에만 있는 특징이기보다는 다른 방언에서도 발견되는 특징이기가 쉽다.

중부방언은 그 전체로서 어떠한 특징을 가졌다고 하기보다 차라리 다른 방언들이 가진 특징들을 가지지 않은 방언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즉, 평안방언과 같이 ‘ㄷ, ㅌ’이 모음 ‘ㅣ’ 앞에서 ‘덩거당, 텬디(天地)’처럼 구개음화(口蓋音化)를 일으키지 않는 현상도 없다.

또, 경상방언처럼 ‘ㅐ’와 ‘ㅔ’를 분별하지 못한다든가 ‘ㅡ’와 ‘ㅓ’를 분별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현상도 없다.

제주방언처럼 ‘·’ 음운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는 등등으로, 나머지 방언들의 두드러진 특징들을 다 빼어버리면 중부방언의 특징이 남는다고 하는 것이 중부방언을 오히려 올바로 이해하는 길일 것이다.

중부방언은 기원적으로 고려가 왕도(王都)를 개성으로 정하면서 형성된 개성을 중심으로 하는 중앙어(中央語)에 소급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중앙어는 조선이 왕도를 개성과 동일한 방언권에 있는 현 서울로 옮김으로써 그대로 유지되어 오늘날까지 우리 나라의 중앙어로서 군림하기에 이르렀다. 중부방언은 바로 이 중앙어의 특징을 어느 다른 것보다도 많이 공유하고 있는 방언이다.

오늘날 서울의 말은 곧 표준어의 중추를 이루므로 중부방언은 말을 바꾸면 표준어의 특징을 어느 다른 방언보다도 가장 많이 공유하고 있는 방언이라 할 수 있다.

중부방언권을 따로 설정한 것도 역시 중부방언에 중부방언을 특징지을 특정한 현상이 따로 있어서였기보다는, 나머지 방언들에는 표준어와 비교하여 각각 그 방언에만 있는 특정한 현상들로써 뚜렷한 방언차(方言差)를 이루므로 한 방언권씩 분리하고 그 남은 것을 묶고 보니 중부방언권이 하나 형성되었다고 이해하는 편이 오히려 사실에 가까울지 모른다.

중부방언이 어느 다른 방언보다 이질적인 하위방언들로 이루어져 있고 또 개성이 어느 다른 방언보다도 약한 것이 이에 연유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어느 다른 방언보다도 여러 개의 하위방언으로 갈릴 가능성이 크다. 대개 다섯 개의 하위방언으로 갈릴 수 있을 듯하다.

그 하나는 중부방언의 중심지인 서울의 방언이다. 그 다음은 서울 주위의 경기도 일원과 강원도 영서지방의 거의 전역의 방언이다. 서울방언과 가장 가까운 방언이나 바로 서울말은 아니다.

황해도의 방언은 중부방언 중에서는 평안방언의 요소를 가장 많이 가지는 방언으로서 다른 한 하위방언을 이루며, 충청남북도의 방언은 중부방언 중에서는 전라방언의 요소를 가장 많이 가지는 방언으로 역시 다른 한 하위방언으로 분리될 수 있다.

마지막 하위방언은 강원도 영동지방 및 평창·정선·영월 등지의 영서지방의 방언이다. 경상방언의 요소가 많으며 때로는 함경방언의 요소도 섞인 방언으로서 나머지 중부방언에는 없는 특징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어떠하든 중부방언은 방언구획을 어떠한 기준에 두고 하느냐에 따라 그 방언권의 영역이 여러가지로 달라질 수 있는 방언이라 할 수 있다. → 방언(方言)

참고문헌

『영동영서의 언어분화』(이익섭, 서울대학교출판부, 1981)
『朝鮮語方言の硏究』(小倉進平, 東京, 1944)
「중부방언연구에 대한 검토」(전광현, 『방언』 1, 1979)
「Phonological & Morpho-phonological Studies in a Kyonggi Subdialect」(이병근, 『국어연구』 20, 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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