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언절구로 작자의 문집인 『매창집(梅窓集)』에 수록되어 있다.
술에 취하여 자신을 요구하는 정인(情人)에게 변하지 않는 애정을 갈구하는 자신의 심리적 갈등을 진솔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1·2구에서는 술취한 손님이 비단적삼을 잡아당기니, 비단적삼이 잡아당기는 대로 찢어진다고 하였다. 3·4구에서는 비단적삼이 찢어지는 것은 아깝지 않으나, 다만 그 은정(恩情)이 끊어질까 두렵다고 하였다.
이 시는 우선 나삼(羅衫)이라고 하는 동일한 시어가 1∼3구에 반복하여 나타남으로써 매우 단순하면서도 친숙한 분위기의 연출에 성공하고 있으며, 이러한 동일한 시어의 연결에 의하여 시상이 매우 자연스럽게 전개되고 있다.
1구에서는 취객의 애정의 표현, 2구에서는 1구에서 보여준 행동의 결과, 3구에서는 1·2구에 표현된 상황을 겪으면서 일어나는 작자의 잠재의식, 4구에서는 작자의 강렬한 욕구가 순서대로 나타나 있다.
이 시의 내용은 결국 자신의 신분적 처지에서 기인하는 애정상의 심리적 갈등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따라서, 이 작품 속에는 자신을 갈구하는 뭇 남성들의 애정이 일회적·순간적이라는 현실을 경험적으로 인지하고, 지금 애정을 표현하는 정인만은 그렇지 않기를 바라는 애절한 욕망이 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