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을 가리키는 ‘이것, 그것, 저것, 무엇’과 처소를 가리키는 ‘여기, 거기, 저기, 어디’를 묶어 지시대명사로 한다. 따라서, 지시대명사는 흔히 사물대명사와 처소대명사로 다시 가른다.
그리고 이들을 화자와의 거리를 기준으로 ‘이것, 여기’를 근칭(近稱), ‘그것, 거기’를 중칭(中稱), ‘저것, 저기’를 원칭(遠稱)이라고 하고 ‘무엇, 어디’를 미지칭(未知稱) 등으로 부르는 것은 인칭대명사에서 ‘이이, 이분’을 근칭, ‘그이, 그분’을 중칭, ‘저이, 저분’을 원칭, ‘누구’를 미지칭이라 부르는 것과 같다.
인칭대명사에서 ‘아무’를 부정칭(不定稱)으로 부르듯 ‘아무것, 아무데’를 지시대명사의 부정칭으로 설정하기도 한다. 지시대명사의 ‘지시’는 무엇을 지시하는 기능이 있다는 뜻인데, 지시하는 기능은 ‘이분, 그분, 저분’의 경우에도 다를 바가 없다. 대명사의 주된 기능이 바로 지시소(指示素, deixis)로서의 것이어서 ‘지시’는 지시대명사만의 기능일 수 없다.
또, 지시대명사는 인칭으로 따지면 3인칭에 해당한다. 1인칭과 2인칭에는 근칭·중칭·원칭 등의 구분이 없는데 지시대명사에서는 그러한 구분이 있다.
그만큼 대명사를 인칭대명사와 지시대명사로 구분하는 체계는 불합리한 점이 많아 오늘날의 문법서에는 별로 채택되지 않는 체계이다.
영어의 it, they(they가 사람을 가리키든 사물을 가리키든)가 he, she와 더불어 3인칭대명사로 분류되는 것처럼 국어의 지시대명사도 일단 3인칭대명사에 소속되어야 하며, 동시에 인칭대명사나 지시대명사와 같은 용어는 더 적절한 용어로 조정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