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애(姜敬愛)가 지은 단편소설. 1936년 3월 12일부터 4월 3일까지 ≪조선일보≫에 발표되었다. 주인공인 칠성은 네 살 때 홍역을 앓고 난 다음 경풍에 걸려 팔다리가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어려운 살림을 꾸려나가는 어머니를 도우려고 동냥자루를 둘러메고 여러 곳으로 구걸행각을 한다. 그런 가운데서도 좋은 물건이 생기면 어릴 때의 병으로 눈먼 옆집의 큰년이에게 주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그는 오늘도 동냥해온 과자를 큰년이에게 어떻게 전해줄까 하면서도 사탕을 달라고 보채는 남동생이나 여동생의 몰골에 극도의 혐오감을 느낀다. 이 마을 사람들에게 아이들은 하나도 귀한 존재가 아니다.
큰년이 어머니는 오늘 밭일하는 도중에 아이를 낳았으나 이내 죽자, 그것을 오히려 잘 된 일로 생각한다. 칠성이 자신도 어려서 죽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절실하였다.
일터에서 돌아온 어머니에 따르면 큰년이 집에는 그러한 북새통에도 큰년이 선을 보러 온 사람이 있다고 한다. 읍에서 장사하는 사람이 아들을 얻기 위하여 큰년이를 데려갔으면 한다는 것이다. 다음날 아침, 칠성은 기어코 큰년이를 만나 무슨 말이든 들어보려 마음먹는다. 그러나 큰년이의 태도는 석연하지 않다.
이틀 뒤, 칠성은 송화읍까지 나가 큰년이에게 줄 옷감을 사서 밤을 새며 비를 무릅쓰고 귀가를 서둘렀다. 칠성이 집에 당도하였을 때 집과 마을은 그 동안에 내린 비 때문에 비참한 모습으로 변하여 있었다.
동생들은 모두 눈병으로 고통받고 있었고, 이 집 저 집의 논밭은 유실되어 있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나쁜 소식은 큰년이가 어제 읍에서 장사하는 사람에게로 시집을 갔다는 것이다.
망연자실한 칠성은 밖으로 뛰어나가 하늘을 노려볼 뿐이다. 이 작품의 주제는 사회의 밑바닥을 파헤쳐 강렬한 사회개혁의 의욕을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간도 지역을 배경으로 한 일련의 작품들과 같이 이 작품 역시 일제치하의 참상을 사실적인 묘사로 강렬하게 고발한 것으로서, 강경애 특유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한 대표작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