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흥륜사의 미륵불상에게 기도할 때 ‘미륵보살이 화랑으로 화하여 이 나라에 나타나 가까이 모실 수 있게 되기를’ 발원(發願)하였다. 어느 날 꿈에 한 도승이 나타나 웅천(熊川 : 공주) 수원사(水源寺)로 가면 미륵선화(彌勒仙花)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10일 동안 한 걸음에 한번씩 절을 하며 수원사에 이르자, 절 앞에서 용모가 뛰어나고 미목(眉目)이 청수한 소년이 맞이하여 객실로 인도하였다. 그 인정이 은근하여 맞이한 까닭을 묻자, “나도 서라벌 사람인데 스님이 멀리서 오신 것을 위로할 뿐입니다.”라고 한 다음, 문으로 나가더니 보이지 않았다.
이 일을 우연이라 생각하였으나, 그 절의 한 노승을 만났을 때 이미 미륵선화를 만나보았다는 말을 듣고 그 소년이 곧 미륵의 화신임을 깨달았다. 그 뒤 서라벌로 돌아와 두루 탐색하다가 영묘사(靈妙寺)의 동북쪽 길가의 나무 아래에서 그 소년이 놀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집과 성명을 묻자, 이름은 미시(未尸)이며, 어릴 때 부모가 죽어 성은 모른다고 하였다.
가마에 태워 대궐로 데려가서 왕에게 전말을 말하자 왕이 미시를 매우 사랑하고 공경하여 국선(國仙)으로 받들었다. 미시는 도의와 풍류로 화랑을 이끌었으며, 7년 뒤 어디론지 사라졌다. 그 뒤부터 미륵이 국선으로 화현하였다 하여 국선을 미륵선화라 일컫고, 그 낭도를 용화향도(龍華香徒)라 불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