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기름을 한자어로 유(油)라 표기한다. 이것은 참깨로 짠 기름을 일컫는 것이다. 고대중국에 마(麻)가 있었고 서기전 3세기경의 문헌인 ≪여씨춘추 呂氏春秋≫에도 평지가 나온다.
그러나 이것으로 기름을 짠 구체적인 근거는 없다. ≪주례 周禮≫에도 주인(酒人)·해인(醢人)·염인(鹽人) 등은 나온다. 그런데 유인(油人)은 보이지 않는다.
100년경에 쓰여진 ≪설문해자 說文解字≫에서는 유를 강 이름이라고 풀이하고 지(脂)는 유각(有角 : 모서리가 있다.), 고(膏)는 무각이라고 하면서 양지(羊脂)·우지·저지 등의 이름을 들고 있다.
그런데 식물성 기름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예기 禮記≫에서도 녹는 것은 고라하고 엉기는 것은 지라고만 구분하였다. 그러다가 550년경의 ≪제민요술 齊民要術≫에서 비로소 참기름짜기가 나온다. 즉, 참깨가 동양에 들어와서 비로소 식물성 기름이 등장하고 기름을 가리키는 ‘유’라는 글자를 쓰게 된 것이다.
참기름은 참깨를 볶아서 분쇄한 것을 쪄서 압착한다. 참기름은 향기와 좋은 맛을 생성시키기 위하여 비교적 고온에서 볶아 기름을 짜고 정제도 특별히 하지 않고 불순물을 침전시키는 정도로 그친다.
참기름의 성상은 비중 0.917∼0.924, 비누화값 187∼194, 옥소가 103∼116, 불비누화물 0.9%이다. 지방산 조성은 올레산 48.1%, 팔미트산 9.7%, 스테아르산 4.6%, 리놀레산 36.8%, 알라긴산 0.4%이다. 불비누화물로서는 화이트스테롤·세자민·세자몰·세자모린이 있다.
참깨의 기름함유량은 45∼55% 정도이다. 중근동산은 60%를 넘는 것도 있다. 일반적으로 건조지대에서 재배한 것에 함유량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또 종피의 빛깔에 따라 검정색보다 흰색계통에 함유량이 높다.
참기름은 리놀레산·올레산 등 불포화지방산의 이중결합부분에서 산화나 중합이 일어나기 쉽다. 이를테면 대두유와 참기름을 튀김기름으로 각각 사용하였을 때에는 대두유는 되풀이 사용하는 동안에 산화가 진행되어 산패가 일어나 나쁜 냄새가 나는 데 비하여 참기름은 되풀이 사용하여도 쉽게 산패하지 않는다.
이 사실은 1951년 미국의 부도스키 등에 의하여 참기름에는 대두유보다 불포화지방산이 적을 뿐 아니라 참기름의 산패를 막는 세자몰이라는 미량성분이 있다는 것이 입증되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참기름에는 비교적 많은 양의 비타민 E가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이것에도 산패방지 작용이 있다. 참기름은 품질의 안정도와 그 지속성이 높기 때문에 튀김기름 등의 식품의 조리나 가공에 널리 쓰인다.
일본사람은 식용유의 사용량이 매우 적고 중국사람은 동물성 기름이나 땅콩기름 등을 많이 쓴다. 우리 나라에서는 식용유하면 참기름을 가리킬 정도로 예로부터 많이 쓰고 있다.
동물성 유지에는 팔미트산·스테아르산과 같은 포화지방산이 많다. 이들은 많이 섭취하면 콜레스테롤의 생성이 촉진되어 동맥경화증에 걸리는 빈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참기름에 많은 리놀레산은 콜레스테롤의 생성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 따라서, 참기름은 동맥경화증 방지에 유효한 식용유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