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전체 크기 115㎝, 입지름 77㎝, 종신 높이 96㎝. 1701년(숙종 27)에 제작되었다.
중량 700근의 대종(大鐘)으로 원래 청계사에서 주성(鑄成)되었던 것인데, 봉은사(奉恩寺)에서 사용하다가 1975년에 본래의 장소로 옮겨져 봉안되었다.
전체적으로 푸른 빛이 감도는 세장(細長)한 종으로, 형태는 쌍룡(雙龍)의 종뉴(鐘鈕) 아래 띠 장식대가 가미된 종신이 연결된 모습이다. 장방형의 종신은 그 외형선이 종복(鐘腹)의 띠 장식대까지 벌어져 내려오다 구연부를 향하여 약간 오므라드는 선형(線形)을 취하고 있어 종복 부분이 팽창되어 보인다.
표면구조는 띠 장식대를 중심으로 위쪽에는 견부(肩部)에 상대(上帶)가 있고 그 아래에 4유곽(乳廓)과 4보살상이 교대로 배치되었으며, 아래쪽에는 구연부에 붙어서 하대가 있고, 그 위에는 명문(銘文)이 돋을새김된 배치방식을 보이고 있다.
그 세부 표현수법을 살펴보면 종뉴인 쌍룡은 얼굴, 빈약한 몸체, 다리 등에서 다소 쇠잔한 느낌이 들며 자세는 경직된 편이다.
상대의 문양은 저부조(低浮彫)의 돋을새김 초화문(草花文)으로, 뾰족한 4엽화문(四葉花文)이 가느다란 줄기, 날카로운 이파리와 어우러져 있으며, 기하학적으로 도식화된 18세기 초의 다른 종들에 비하여 생생한 느낌이다. 유곽은 저부조의 초문유곽대(草文乳廓帶)와 곡선으로 된 5엽화문 종유(鐘乳)로 구성되었다.
보살상은 연화가지를 쥐고 구름 위에 서 있는 모습인데, 한 개의 문양판을 이용하여 네 곳에 시문하였다. 이러한 보살상은 법주사종(法住寺鐘, 1636) · 금룡사종(金龍寺鐘, 1670) · 통도사종(通度寺鐘, 1686) 같은 17세기의 승장계열(僧匠系列)의 몇몇 종에서만 보이는 특징이다. 띠 장식대는 조선 초기부터 보이는 외래적 요소로 똑같은 굵기의 두 줄로 구성되어 있다.
하대(下帶)는 연화당초문(蓮花唐草文)이 장식되었는데, 줄기를 중심으로 만개하거나 잎이 뒤로 젖혀진 두 가지 형의 연화를 교대로 배치하여 율동감이 느껴진다. 18세기 초 외래 유형의 종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편, 명문에 의하면 숙종대에 경기도 · 경상도 지역에서 활동하였던 대표적인 승장 사인비구(思印比丘)의 노년기 작품으로서, 명간(明侃) · 계일(戒日) · 여석(餘釋)과 함께 주성하였다. 사인비구는 수타사종(壽陀寺鐘, 1670) · 통도사종 · 강화동종(江華銅鐘, 1711) 등 모두 8구의 종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