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 정씨(鄭氏). 호는 용암(龍巖). 전라남도 장성 출신. 어려서 양친을 잃고 설악산에 들어가 삭발하고 지흠대사(智欽大師)에게 계를 받고, 정이화상(精頤和尙) 밑에서 내외교전(內外敎典)을 공부하였다.
그 뒤 남북방의 여러 종사(宗師)를 참방하여 식견을 넓히고 돌아오자, 정이화상이 거주하던 내원암(內院庵)을 맡기고 법맥(法脈)을 전하였다. 이 때부터 후학들을 지도하다가, 만년에 문도들을 다른 곳으로 보내고 조용히 수도하였다.
어느 날 제자 홍파(洪波)에게 “오늘 아침에 크게 웃으며 가리라.” 하고, 목욕한 뒤 옷을 갈아입고 3일 만에 입적하였다. 화장하여 영골(靈骨)을 얻었으며, 부도를 조성하여 안치하였다. 보시를 즐겼으며, 글을 잘하여 시문 약간 편을 남겼다. 10년 뒤 세자부(世子傅) 이복원(李福源)의 글을 받아 설악산 내원암에 비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