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본 『대방광불화엄경』은 고려 전기 현종대에 조성한 고려초조대장경의 입장본으로 당 실차난타가 한역한 80권본 『화엄경』의 권제1과 권제29에 해당하는 불교 경전이다. 이 초조본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1과 권29는 목판본으로 각 1권 1축의 권축장이다. 초조장 80권본 『화엄경』 가운데 18권이 현전하며, 본서는 유일본으로 초조장의 원형을 살필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가치와 의의가 있다.
실차난타[實叉難陀, Sikṣānanda, 652~710]는 당대에 활동한 우전국(于闐國) 출신의 역경승으로 한역명은 학희(學喜)이다. 『송고승전(宋高僧傳)』의 「역경편(譯經篇)」에 전기가 있다. 그는 대 · 주1과 주2에도 능통하였다. 천후조(天后朝) 시대에 60권 『화엄경』의 ‘처와 회[處會]’가 미비하였기 때문에 우전국에 사신을 보내 『화엄경』의 범본을 구하는 한편 역경인을 청하였고, 이에 실차난타가 경전을 가지고 장안으로 왔다. 실차난타는 695년에 낙양 대변공사(大遍空寺)에서 『화엄경』의 역경을 시작하였고, 이 역경장에는 남인도 사문 보리류지(菩提流志)와 주3이 참여하였고, 뒤에는 복례(復禮)와 주4 등이 참여하였으며, 699년 불수기사(佛授記寺)에서 80권 『화엄경』의 번역을 마쳤다. 기타 『대승입능가경(大乘入楞伽經)』 등 모두 19부를 역경하였다. 710년에 대천복사(大薦福寺)에서 입적하였다.
본서는 고려초조대장경(高麗初雕大藏經)〔 고려 현종 대 처음 조판한 대장경으로, 이하 초조장이라 약칭함〕의 입장본(入藏本)이다. 당 실차난타(實叉難陀)가 번역한 80권 『화엄경』 가운데 권제1과 권제29에 해당한다. 권제1의 서지사항을 살펴보면, 권수제와 권미제는 『대방광불화엄경권제일(大方廣佛華嚴經卷第一)』이고 권수제의 아래에 ‘신역(新譯)’이 기록되어있다. 권제1은 권수에 홍경(弘景)의 표문(表文), 총목(總目), 천책금륜성신황제(天冊金輪聖神皇帝)의 서문(序文)이 수록되어 있고, 이어 권제1 세주묘엄품(世主妙嚴品)의 본문이다. 권말(卷末)에는 역경의 완료일 및 참여자가 기록되어있는데, '성력이년세차기해십월팔일역필(聖曆二年歲次己亥十月八日譯畢)'에 이어 석범본(釋梵本) · 역어자(譯語者) · 필수(筆受) · 증의(證義) 등이 기록되어 있다. 권제29의 권수제 및 권미제는 『대방광불화엄경권제이십구(大方廣佛華嚴經卷第二十九)』이고, 한문대장경의 천자문 함차호는 ‘평(平)’이다. 본서는 목판본으로 권1의 1권 1축, 권제29 1권 1축의 주5이며 판식은 상하단변, 무계, 1축의 크기는 권1은 28.7㎝×1,223㎝, 광고 22.5㎝, 권29는 28.5㎝×891㎝, 광고 22.9㎝이다. 행자수는 1판 23행, 1행 14자이다. 주6는 ‘장(丈)‘자나 '폭(幅)'자가 사용되었고, 본서에는 송 황제의 이름인 경(敬)', ‘竟(경)’ 등의 피휘가 있지만 고려 왕명의 피휘는 없다. 인경지는 지질(紙質)이 고박(古樸)한 저지이고 각자(刻字)는 정교(精巧)하고 정연하며, 글자의 묵색(墨色)이 짙고 윤택이 나는 11세기 인출(印出)의 정각본(精刻本)으로 평가되고 있다. 권제1과 권제29는 1990년 9월 20일에 국보로 지정되었으며 권1은 경기도박물관, 권29는 충청북도 구인사 불교천태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있다.
본서는 간기가 없어 간행 시기 및 경위는 분명치 않지만 현종 대(1009-1031)에 조성된 고려 초조장의 입장본에 해당한다. 초조장은 현종 대 거란의 침입을 물리치기 위해 국력을 결집하여 조성한 것으로 그 시기는 현종 대 1011년부터 선종 대 1087년까지, 1019년에서 1087년까지, 1011년에서 1051년까지로 보는 견해 등이 있다. 초조장은 1011년에 조성을 발원하여 준비를 거쳐 시작하였고, 『고려사』에 대장경 경찬회가 1029년에 설행되었다는 기록 등으로 미루어 이 시기에 판각을 완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후 송의 신역 경전의 입장분 주7 등을 수입하여 초조장 속장을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초조장본 『화엄경』의 판식은 23행 14자로 11세기 후반에 조성된 고려 사찰본 『화엄경』의 24행 17자와는 달라 저본 및 계통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당나라 실차난타(實叉難陀)가 번역한 80권 『화엄경』은 7처 9회 39품으로 구성되어있고, 권제1은 간행과 관련한 표문, 목차, 황제 서문, 본문으로 이루어졌다. 표문은 홍경 등이 역경을 마치고 그 경과를 서술하여 황제에게 올린 글이고, 목차는 신역한 80권 『화엄경』의 개요라 할 수 있는 7처 9회 39품의 총목록이다. 황제 서문은 천책금륜성신황제(天冊金輪聖神皇帝)인 무주황제(武周皇帝, 690~705) 즉 주8가 쓴 것이다. 본문은 ‘세주묘엄품제일지일(世主妙嚴品第一之一)’이고 처음 법보리도량에서 이루어지는 초회 6품 중 첫째 품이고 5권 분량으로서 경 전체의 서분에 해당한다. 보현보살이 설법주가 되어 비로자나의 성불 과정을 설한 내용이다. 권제29는 39품 가운데 제25품인 「십회향품十迴向品」의 일곱 번째에 해당한다. 내용은 10가지 회향 가운데 제7 보살마하살의 일체 중생을 평등하게 따라주는 회향[隨順一切衆生廻向]으로 그 덕목으로 보살마하살이 보시할 적에 집착이 없는 마음[無著心] · 결박이 없는 마음[無縳心] · 해탈하는 마음[解脫心] 등 10가지 마음을 가져야 함을 설한 내용이다.
본서는 간기가 없어 간행 시기 및 경위는 분명치 않지만, 고려 현종 대(1009~1031)에 조성된 고려 초조대장경의 입장본으로 볼 수 있다. 초조장의 주본 『화엄경』은 총 80권으로 그 가운데 18권이 국내에 전존하며, 제1권, 제29권은 유일본으로서 초조장 입장본 『화엄경』의 원형(原形)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와 의의가 있다. 본서는 최초의 목판 대장경인 『개보대장경(開寶大藏經)』이라 칭하는 북송의 관판(官版) 대장경을 저본으로 하여 조성된 고려 초조장본이며, 고려 사찰 전본이나 재조장본과 계통을 달리하는 점에서 불교서지학적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