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는 전하지 않으나 이제현(李齊賢)의 『익재난고(益齋亂藁)』 권4 소악부조(小樂府條)에 노래의 내력과 칠언절구의 해시(解詩)가 수록되어 있다.
『익재난고』에 따르면, 제주도인들은 산물(産物)이 별로 없어 육지인 전라도지방에서 장수들이 옹기와 쌀을 팔러오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자주 오지 못하므로 한때는 북풍이 불어보내는 이 장사꾼 배를 눈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몽고목장이 설치된 뒤로는 관사(官私)의 우마(牛馬)가 논밭을 짓밟아 백성들은 경작할 땅조차 없게 되었고, 거기다가 관리들은 북새를 이루어 백성들을 더욱 못살게 하므로 여러 차례 변고가 일어났다. 이 노래는 이러한 제주도 백성의 참담한 생활상을 반영한 것으로, 이제현의 해시를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밭두덩의 보리야 헝클어 쓰러져도/또한 언덕의 삼(麻)이야 움가지 나건말건/푸른 옹기 흰쌀이랑 가득히 싣고 오는/하늬바람 뱃님만을 바라보누나.” 노래의 제목이 따로 전하지 않으므로 노래의 소재를 따서 ‘북풍선(北風船)’이라 부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