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이 달린 것이 많으나, 사방을 막아 가운데 살구씨 따위를 넣어서 흔들면 달그락 소리가 나는 것도 있다. 고급품 가운데에는 옻칠을 하거나 황경피를 입히거나 또는 달군 쇠로 지져서 침향색을 내기도 한다.
또, 판재로 짜서 복판에 풍혈을 뚫은 것을 풍침(風枕)이라 하며, 경상남도 통영에서는 나전을 박아 만들기도 하였다. 이것이 나전침(螺鈿枕)으로 양 귀가 도독한 이른바 침각(枕角)이 널리 애용되었다.
이밖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사랑방이나 주막 등에서는 토막나무를 적당히 벤 것으로 대신하였으며, 학동들은 잠을 쫓기 위하여 일부러 표면을 우툴두툴하게 깎은 것을 베기도 하였다. 일반에서는 벼락맞은 대추나무로 퇴침을 만들어 베면 백가지 흉사(凶事)가 사라진다고 여겨 이를 구하느라 애썼다.
퇴침에는 목침(木枕) 외에 도침(陶枕)과 골침(骨枕)이 있다. 도침은 사기로 만든 베개로서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에 많이 쓴다. 형태는 여러가지로 고려청자 가운데에도 우수한 것이 더러 있다.
주로 상류층에서 애용한 고급품이다. 골침은 전라남도 나주지방의 특산물로, 볏짚을 눌러서 직육면체를 만들고 겉을 헝겊으로 싼 것이다. 베개보다는 탄력이 있고 목침보다는 푹신하여 감촉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