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각시놀음’이라고 한다. 『동국세시기』 월내조(月內條)에는 “아가씨들이 푸른 풀을 한줌 따다가 머리채를 만들고 나무를 깎아 그것을 붙인 다음 붉은 치마를 입힌 것을 각시라 한다. 이부자리와 머리맡 병풍을 쳐놓고 그것을 희롱하는 것을 각시놀음이라 한다.”라고 하였다.
해마다 3월이 되면 주로 어린 계집아이들이 물곳(물넝개 또는 각시풀이라고도 함.) 풀을 뜯어서 대쪽에 실로 잡아매고 끝을 땋아 가느다란 나무를 비녀처럼 꽂는다. 그리고 헝겊조각으로 대쪽에다 노랑 저고리와 붉은 치마를 만들어 입혀서 각시(색시)처럼 꾸민다. 그 밖에 요·베개·병풍까지 차려놓고 장난을 하는 것이 풀각시놀이이다.
아이들이 이 놀이를 할 때 부르는 노래는 지방마다 다른데, 개성지방의 노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앞산에는 빨간 꽃이요/ 뒷산에는 노랑꽃이요/ 빨간 꽃은 치마 짓고/노랑꽃은 저고리 지어/풀 꺾어 머리 허고/그이딱지 솥을 걸어/흙가루로 밥을 짓고/솔잎을랑 국수 말아/풀각시를 절 시키자/풀각시가 절을 하면/망건을 쓴 신랑이랑/꼭지꼭지 흔들면서/밥주걱에 물마시네.”
한편, 『고려사』 지(志) 권7에는 이와 유사한 놀이로 연상되는 ‘초인동녀희(草人童女戱)’가 소개되어 있다. 그 내용은, 풀을 엮어 3세 정도의 어린아이의 인형을 만들어 비단으로 옷을 입히고 또 계집종을 장식시켜 그 뒤를 따르게 한 뒤 그 앞에 금은 구슬로 장식한 궤안(几案)을 놓고 찬식(饌食)을 차린다. 이 궤안과 초인동녀상을 앞에 두고 그 뒤를 두패의 아이들이 서로 누가 더 아름답고 정교하게 만들었는가를 다투면서 시끄럽게 장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