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명은 Echinochloa utilis Ohwi & Yabuno이다. 높이는 1m에 달하고 곧추 자란다. 잎은 길이 30∼50㎝, 너비 2∼3㎝로서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다. 밑부분은 긴 엽초(葉鞘: 잎깍지)로 되어 있으며, 엽설(葉舌)이 없다. 꽃은 8∼9월에 피며, 원추화서를 이룬다. 원산지는 인도로 추정되며, 우리 나라에는 중국을 거쳐 전래된 것으로 여겨진다.
함경북도 회령읍 오동의 유적에서 탄화된 피가 출토된 것으로 미루어 농경의 초기부터 재배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고려사(高麗史)』 병지(兵志)에는 말의 사료로 기록된 것으로 미루어 빈민들의 식품재료 이외에 사료로도 이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피는 불량한 환경에 적응하는 힘이 강하여서 주로 구황작물로 애용되어 왔다.
벼가 재배되기 힘든 산간지나 북부지방의 냉수답 또는 냉수가 들어오는 논의 입구나 샘 둘레에 재배된다. 재배의 적지는 사질양토 또는 식질양토의 약간 습한 토지이다.
성질이 강건하여 저온은 물론 생육 초기를 제외하고는 한발에도 강하며 과습(過濕)에도 지장이 없다. 표고 1,500m까지 재배가 가능하다. 한지 또는 고랭지에서는 5월 중순에서 하순 사이에 파종하고 난지에서는 6월 상순에서 중순 사이에 파종한다.
완숙되면 떨어지기 쉬우므로 경엽(莖葉)이 누렇게 변하고 열매가 80% 정도 성숙되었을 때 수확한다. 보통 9, 10월경에 뿌리 밑에서 베어내어 몇 줌씩 묶어서 가리로 만들고 1∼3주간 건조시킨다.
단백질·지방질·비타민 B1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영양가는 쌀이나 보리에 떨어지지 않지만 맛은 못하다. 장기간 저장하여도 맛이 변하지 않고, 또 비타민 B1의 함량에 변화가 없는 장점이 있다.
쌀과의 혼식 이외에 떡·엿 등을 만들고 된장·간장·술의 원료가 된다. 또, 겨 부분에는 기름이 많으므로 착유용·사료용으로도 쓰인다. 줄기와 잎은 작물의 줄기 중에서도 가장 연해서 가축의 사료에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