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명은 Zacco platypus (Temminck and Schlegel, 1846)이다. 몸이 옆으로 납작〔側扁〕하고 뒷지느러미가 잘 발달되어 매우 큰 것이 특징이다. 주둥이는 뾰족하며 입은 작고 수염이 없다.
몸 빛깔은 등쪽은 청갈색이고 옆구리와 배쪽은 은백색이다. 갈겨니와 유사하여 혼동하기 쉬우나 피라미는 몸의 측면에 담홍색의 가로무늬가 있는 대신 검은 세로띠가 없는 점이 다르다.
산란기의 수컷은 주둥이에서 머리 밑쪽과 측면 일대가 농적갈색을 띠고 지느러미가 선명한 적황색을 띠므로 매우 아름답다. 또, 머리와 배 등에는 추성(追星)이 생긴다. 몸길이는 20㎝ 정도에 달한다.
우리나라 서해안 · 남해안에 주입되는 여러 하천에 분포하고 태백산맥의 동쪽에는 분포하지 않는다. 중국 · 일본 · 대만에도 분포한다. 산란기는 6∼8월경이며, 바닥에 자갈이나 모래가 깔리고 유속이 완만한 곳에 산란한다.
『재물보(才物譜)』에는 조어(鰷魚)를 한글로 ‘필이미’라 하고, “강호(江湖) 중의 소어(小魚)이다. 길이는 겨우 수촌이며 모양은 버들잎 같다. 결백하고 사랑스럽다. 떼를 지어 회유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였으며 그 별명으로 백조(白鯈) · 찬어(䱗魚) · 수어(鮂魚) 등을 들고 있다.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에는 ‘鰷(조)’를 한글로 ‘참피리’라 하고 『재물보』와 유사한 설명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난호어목지』에서는 비필어(飛0x9827魚)를 피라미로 보았다. 그것을 한글로 ‘날피리’라 하고 일명 ‘필암이’라 하였다.
그 설명을 보면, “비늘은 백색이고 등은 검고 청색을 띠고 있다. 눈에는 붉은 점이 있다. 배는 조금 둥글고 꼬리에 가까워질수록 점차 빨아서 언도(偃刀) 모양과 같다.
4개의 아가미가 턱 밑에 있고 2개의 지느러미가 등 위와 배 밑에 있다. 꼬리는 갈라져 제비 꽁지와 같다. 큰 것은 3∼4촌이다. 일명 필암어(0x9827巖魚)이다.”라고 하였다. 이것은 피라미를 가리키는 것이다.
비필어 다음에는 적새어(赤鰓魚)를 기재하고 한글로 불거지라 하였다. 그것은 전신이 미적색(微赤色)이어서 적새어라고 하는데 강호 천택의 곳곳에 있으며 파리를 즐겨 먹으므로 낚을 때는 파리를 미끼로 이용한다 하였고, 4∼5월에 턱 밑과 입술가에 혹이 생기는데 그 모양이 메조밥〔粳粟飯〕의 밥알 같고 서로 잇닿아 접착하고 있는데 그 빛깔은 창흑색(蒼黑色)이라고 하였다.
이 적새어는 산란기의 피라미의 수놈을 가리키는 것이며 별종이 아니다. 산란기의 수놈이 아름다운 혼인색(婚姻色)을 띠고 추성이 돋아난 것을 보고 한 말이다.
피라미의 방언에는 불거지 · 불거치 등이 있다. 근년에 이르러 대형 댐을 많이 구축하게 되자 치어의 바다로의 유하가 감소되어 곳에 따라서는 피라미 자원이 격증하고 있다. 유어(遊漁)의 대상이 되는 물고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