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판. 372쪽. 1970년 박영사(博英社)에서 간행하였다. 저자가 이미 저술한 『한국경제사개론』과 『한국경제사』에서 명확한 전개를 보지 못한 부분과 일제강점하의 우리나라 경제의 역사적 고찰에 역점을 두어 이미 간행된 두 권의 책을 대폭 수정 증보한 것이다.
특히, 일제강점하의 경제분석에 있어 많은 통계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의 경제발전단계를 각각의 특징에 따라 6단계의 시대로 구분하여 놓음으로써 큰 업적을 남겼다.
또한, 우리나라의 근대화 과정에 관한 문제로서 지금까지의 국내 학자들은 과거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의 후진성·정체성의 요인규명에 몰두하면서, 우리 사회에서는 조선 말기에 이르기까지 자양적(自釀的)으로 근대화할 수 있는 여러 요인이 결여되고, 따라서 외래 자본주의의 지배에 의하여 비로소 근대화의 과정을 밟은 것이 아닌가라는 일반의 오해를 받은 일도 자주 있었다고 지적하였다.
한편, 이 문제에 대해 사료적 연구를 계속한 결과 우리 사회에도 조선 후기에 들어오면서부터는 자체 내에 농민적 지주의 성장, 수공업의 경영형태 변형, 분업, 공장제 수공업, 교환경제(貨幣化-商品化)의 성장과 발전으로 보아, 근대적 여러 요인이 각 부문에서 싹트고 있었음을 찾아볼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근대화 요인의 체계화를 시도하는 데 노력하였음이 돋보인다. 총 6편 3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편 ‘원시사회∼삼국정립 이전 사회’에서는 원시공동체의 사회경제 상태와 원시사회의 붕괴과정을 추적하였다.
제2편 ‘동양적 고대사회∼삼국정립시대(기원전 57∼서기 668)’에서는 삼국정립과 고대사회의 성격, 고대사회의 토지제도와 조세제도, 고대사회의 수공업과 교환경제를 각각 다루었다.
제3편 ‘동양적 봉건 사회의 성립∼통일신라시대(669∼918)’에서는 삼국통일과 중앙집권적 봉건체제의 성립, 토지제도, 봉건적 수탈의 제형태, 수공업과 교환경제, 통일신라의 몰락 등을 고찰했다.
제4편 ‘동양적 봉건사회의 발전∼고려시대(918∼1391)’에서는 고려의 성립과 중앙집권적 봉건체제의 발전, 고려의 전제개혁(田制改革), 봉건적 수탈의 여러 형태, 고려시대의 수공업 조직, 교환경제 및 농민봉기를 서술하였다.
특히, 농민봉기에서는 농민봉기의 사회적 조건과 무인정권시대의 농민봉기로 조위총(趙位寵)의 난과 서북지방의 농민봉기, 망이(亡伊)의 난, 명종 말기의 농민봉기, 신종 연간의 농민봉기 등을 심도있게 논거하였다.
제5편 ‘동양적 봉건사회의 완성∼이조시대(1392∼1910)’에서는 조선의 전제개혁, 조선 후기의 토지지배관계, 봉건적 수탈의 여러 형태, 조선의 수공업, 농민봉기 등을 고찰하고 있다.
특히, 농민봉기로 갑오동학란을 연구하면서 농민봉기의 원인 및 경과와 그 역사적 의의에서는 농민군의 북상운동(北上運動) 이전의 전황, 북상운동과 분열, 그리고 갑오농민봉기의 역사적 의의를 모색하였다.
제6편 ‘동양적 봉건사회의 붕괴∼일본 식민지화과정(1910∼1945)’에서는 외국 세력의 침입과 봉건사회의 몰락, 식민지경제관계의 기초 공작과정(1906∼1918), 식민지경제관계의 발전(1919∼1931), 반일본제국주의 운동, 식민지경제관계의 강화(1932∼1945) 및 무역, 재정 및 금융의 발달 등을 체계적이며 심도 있게 논술하였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나라 경제의 발전과정을 6단계로 시대구분하여 서술함으로써 한국경제사학의 시대구분 논쟁을 일단락하였다고 볼 수 있지만, 그 구분을 왕조의 흥망성쇠로 구분함으로써 경제사적 의미의 시대구분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정치사적 의미가 강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1876년의 개항기를 경제사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느냐 하는 문제와 우리나라 경제사를 너무나 제도적 측면에서 분석한 점, 실학 등 우리의 고유한 경제사상을 다루지 않은 점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