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A5판. 1,046면. 1975년 3월 을유문화사(乙酉文化社)에서 펴냈다. ‘서양문학이입사연구(西洋文學移入史硏究)’의 첫째 권으로 기획된 이 책은 한말의 성서 번역으로부터 1950년까지 우리나라에 번역, 소개된 작품들을 통시론적으로 고찰하였다.
내용은 ① 선사적 고찰(先史的考察) : 성서번역사·찬송가번역사, ② 개화기의 번역문학(1895∼1909), ③ 『태서문예신보(泰西文藝新報)』까지의 번역문학(1911∼1919), ④ 1920년대의 번역문학(1920∼1929), ⑤ 1930년대의 번역문학(1930∼1939), ⑥ 1945년까지의 번역문학(1940∼1945.8.15.), ⑦ 1950년까지의 번역문학(1945.8.15. ∼1950.6.25.) 등으로 구분하여 기술하고 있다.
한국 근대 초기 기독교의 전래와 함께 그 선사적 의미를 지니는 성서 및 찬송가의 번역사를 비롯하여, 초역(抄譯)·축역(縮譯)·경개역·번안(翻案) 등의 단계를 밟아 번역문학이 본궤도에 오르게 되는 과정을 6·25 때까지 체계화하고 있다. 어느 한 나라나 문학 장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서구제국의 문학 전반을 망라하고, 또 이들이 일본 및 중국을 매개로 이루어진 중역 과정까지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 연구를 위하여 자료수집 과정에서 국내의 공공도서관 및 개인장서를 섭렵하였을 뿐만 아니라, 일본과 대만 등지의 해외 여행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한마디로 이 책의 성격은 ‘외형내용병중(外形內容倂重)’의 풍으로 갖추어진 원어(原語)의 직역이 나오기까지 50년간의 우리 번역문학이 정도(正道)를 향하여 걸어온 길을 살피는 데 초점을 두었다는 저자의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사실, 여기서 저자는 그 연차적(年次的)인 단계로 번역문학이 정도에 접근되는 과정을 살피고 있는가 하면, 우리의 번역문학이 일본적 요소를 탈피하는 과정을 밝히기 위하여 그 당시 간행된 국역본(國譯本)과 일역본(日譯本)을 대비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개화기 번역문학의 원천 탐색에도 집중되어 있는데, 이것은 외래 문학의 수용 과정에서 빚어지는 굴절현상을 밝히기 위한 것이었다.
이것은 그 매개적 환경의 확정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측면이 되고 있다. 이밖에도 이와 연계되는 작업으로 같은 저자의 『서양문학번역논저연표』와 『한국근대서양문학이입사연구』가 있다. 번역문학사를 비롯하여 저자가 시도한 일련의 작업은 우리 비교문학 연구에 매우 큰 구실을 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잘못 설정하기 쉬운 해외 문학과의 영향 관계에 대한 실증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것을 바탕으로 외래 문학적 영향 요소도 쉽사리 탐색해낼 수 있고, 또한 비교문학 테마를 보다 많이 확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