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판. 376쪽. 1984년 한국연구원에서 간행하였다.
한국고유의 사개치부법(四介治簿法)에 관한 내용과 서양의 복식부기(複式簿記)의 도입과정 및 보급 등에 관하여 고찰한 것으로, 저자의 박사학위논문인 「송도사개치부법에 관한 연구」와 「서양부기의 한국에의 도입」, 「구한말의 서양부기서」 및 「조선왕조의 회계제도」 등의 논문을 정리하여 출간한 것이다.
사개치부법은 그 근본 원리에서 서양의 복식부기와 일치하는 것으로 이론적으로는 동양사상에 근거를 두고 실무적으로는 서양의 그것보다 우수한 점을 가지고 있으며, 그 역사적 생성에서는 서양보다 약 200년 앞서고 있다는 것을 논술하고 있다.
또한 동서양의 복식부기가 200년의 간격을 두고, 어느 한 쪽의 것이 다른 쪽으로 전파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사개치부법이 발생시기상 서양보다 앞서고, 복식부기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고, 또 15세기까지의 동방문화의 서점(西漸) 경향으로 미루어 보아 사개치부법도 서점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가설을 세우고 그 전달자가 아라비아인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고 있다.
오늘날 서양문화의 형성에 동양문화와 이슬람문화가 상당한 공헌을 하고, 아라비아인이 그 전달자로서의 구실을 한 사실을 감안할 때 사개치부법도 실크로드를 통하여 아라비아인에 의하여 서방으로 전달된 것이라 생각되지만, 그 확실한 증거가 아직 없어 향후의 연구과제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서문과 함께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에서는 우리 나라 고유의 치부법을 논하고, 제2장에서는 현병주(玄丙周)의 『사개송도치부 법』을 설명하였으며, 제3장에서는 대한천일은행(大韓天一銀行)의 장부에 관하여 서술하였다.
제4장에서는 사개치부의 기원에 관한 여러 가지 설, 사개치부법 생성의 경제적 요인, 사개치부법 생성의 사회적 기반, 사개치부법 생성과 동서문화의 교류 등에 관하여 서술하였다.
제5장에서는 복식부기의 특질과 사개(四介), 사개와 음양사상(陰陽思想), 사개와 인도사상(印度思想), 변역(變易)과 대차(貸借), 재물관(財物觀)과 근대 회계이론, 전통성에의 경직(硬直) 등을 서술하였다. 제6장에서는 복식부기 원리와 동양사상, 동서양부기의 공통적 근원, 동서문화의 교류와 아라비아인의 구실 등에 관하여 서술하였다.
제7장에서는 서양부기의 도입에 관한 실례로 임경재(任璟宰)의 『신편은행부기학(新編銀行簿記學)』과 『간이상업부기학(簡易商業簿記學)』의 내용을 소개하고 임경재의 이력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제8장에서는 한말의 서양부기서로 김대희(金大熙)의 『응용상업부기학』을 소상히 소개하고, 제9장에서는 조선왕조의 회계제도를 서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