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갓집 규문(閨門)에서 예의범절을 익히고, 방적침선(紡績針線)을 일삼다가, 부모형제와 일가친척을 떠나 출가하여 온갖 시집살이를 해야 하는 고달픈 생활상을 그린 내용이다. 형식은 4음보 1행을 기준으로 모두 116행이다. 국한문혼용 표기로 오자 오철(誤綴)이 많다.
이 노래는 5개의 단락으로 구성되었는데, 각 단락마다 새로운 장면이 배합되어 내용전개에 다양성을 더해 주고 있다. 제1단은 “銀河(은하)의 織女(직녀)갓치/나날이 길삼하야/銀錦(은금)을 짜내어서/君子衣服(군자의복) 하올적에/……奉祭祀(봉제사)하난 법은/채문희에 현보어날/接賓客(접빈객) 하난법은/우모에 단충이라”라고 좋은 집안에 태어나서 언행, 방적(紡績), 침선(針線), 제사 받드는 법, 손님 접대하는 법 등을 두루 잘 익혔음을 읊었다.
제2단은 “赤壁江(적벽강) 발근달에/仙遊(선유)를 성판하니/선연한 一葉舟(일엽주)로/中波(중파)에 배띄우니/淸風(청풍)은 徐來(서래)하고/水波(수파)는 不息(불식)이라/……”라고 하여 달밤 뱃놀이의 흥취(興趣)를 읊은 것으로, 자신이 광한루의 선녀 같고, 배반(杯盤)이 낭자(狼藉)하여 요지연(瑤池宴)의 잔치 같다고 하면서 천고의 승유(勝遊)라고 하였다.
제3단에서는 “堂上(당상)에 白髮雙親(백발쌍친)/차마한들 떠날손가/膝下(슬하)에 메압기를/千年萬年(천년만년) 역엿더니/女子(여자)우리 무삼법이/一刻(일각)에 하즉하뇨”라고 출가하여 시댁으로 떠날 때, 부모형제와 벗들을 이별하는 슬픔과 멀어져 가는 고향산천을 노래하였다.
제4단은 “가든날 전역부텀/賤役(천역)으로 薄待(박대)하여/平生(평생)에 못할일을/낫낫치 씨겨내니/……嚴冬雪寒(엄동설한) 추운때에/玉手(옥수)가 절로튼다”라고 시댁에 당도하여 그날부터 범 같은 시부모와 간교한 시누이 밑에서 온갖 천한 일에 시달리며 살면서, 밤마다 고향산천을 생각하고 다음 세상에는 남자로 태어났으면 하는 내용이다.
제5단은 한탄이 쓸데없음을 생각하고, 규방의 행실과 소임을 다하면 복을 받을 것이라고 노래하였다.
이 노래는 고달픈 시집살이의 역겨움을 나타내 주고 있기는 하나 미래에의 꿈과 함께 인고의 미덕을 보여 주어 한결 감응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