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마(李濟馬)가 ≪동의수세보원 東醫壽世保元≫에서 제시하고 있는 처방이다. 소음인 체질은 비기가 부족하고, 반면에 신기(腎氣)는 과다한 것이 체질적인 특징이다.
따라서, 항상 기운이 울결(鬱結:기혈이 한 곳에 몰려 풀리지 못하는 것)되기 쉽다. 다시 말해서 음(陰)이 많고 양(陽)이 적은 체질이므로 울결되기 쉬운 것이다. 여자는 음의 속성을 지니므로 이러한 상황이 쉽게 생기게 되는데 사려(思慮)가 많으면 울결은 더욱 쉽게 조장된다.
‘사려’의 ‘사’는 뜻이 있으면서 결정하지 못하는 상태이고, ‘려’는 뜻은 있으면서 제대로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정신적인 과로를 말한다. 따라서 이러한 원인으로 병증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생리적인 울결과 심리적인 울결을 동시에 다스려주어야 하는데 이러한 경우에 이 처방을 응용한다.
처방의 구성은 향부자·당귀(當歸)·백작약(白芍藥) 각 7.5g, 백출(白朮)·백하수오(白何首烏)·천궁(川芎)·진피(陳皮)·감초 각 3.75g, 생강 3쪽, 대추 2개로 구성되어 있다.
적응증으로는 앞에 언급한 것 외에 육울(六鬱)·육혈(衄血:외상당한 일이 없이 피가 나오는 것)·하유(下乳)·오경(五硬:손·다리·허리·살·목이 뻣뻣해짐.) 등의 증세에도 응용된다.
군약(君藥)을 향부자로 삼은 것은 향부자가 12경락(經絡)을 통하게 하고 삼초(三焦)의 울결된 기운을 해소시켜주는 작용이 있어 이를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백출은 건비승양(健脾升陽)시키고, 진피는 순기거탁(順氣去濁)하므로 울결의 요인을 제거할 수 있다.
여기에 기육지간(肌肉之間:피부와 살과의 사이)의 화(火)를 제거하는 백작약, 간(肝)·심(心)·비(脾)의 울결을 풀어주는 하수오·당귀·천궁을 보충하여 만전을 기하였다. 당귀는 이 밖에도 음허(陰虛)하여 양기(陽氣)가 발붙일 곳이 없는 상태를 해소시켜줌으로써 신(神)의 작용을 안정시켜준다.
이 처방에 건강(乾薑)과 계피(桂皮) 각 3.75g을 가하고, 당귀와 백작약의 양을 3.75g으로 감하면 이를 향부자십전탕(香附子十全湯)이라고 하는데, 이 처방은 이랭(裡冷:속이 냉함.)한 사람에게 적당하고, 만약 체증이 있거나 기허(氣虛)하여 땀이 많이 날 때에는 향부자를 빼고 부자포(附子炮) 3.75g을 첨가하여 사용한다.